[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이 쌍용건설을 품에 안으며 재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업으로 시작한 의류전문 중견그룹이 도급 순위 기준 30위 기업 인수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반응도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와 두바이투자청은 지난 14일(한국 시간) 경영권 매각을 위한 주주간계약(SPA)을 맺었다.
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김 회장의 강한 의지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의 지분 99.95%를 소유한 두바이투자청과 지난 7월부터 매각 조건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 차를 좁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금리와 환율 상승으로 투자 여건도 갈수록 어려워 졌다.
하지만 김 회장은 세아상역 등 섬유·패션 사업을 주력으로 한 세아그룹이 건설, 제지·포장, F&B(식음료)·문화, 예술 분야를 모두 아우르며 업계 정상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쌍용건설과 시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글로벌세아그룹에서 건설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낮지만 쌍용건설을 인수한다면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어서다.
김 회장은 1951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전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소규모 주택 사업과 충남방적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 이후 1986년 의류 제조 회사인 세아상역을 창업했다.
김 회장은 OEM이 주류를 이루던 국내 의류제조업계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도입해 당시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의류제조업을 창업한 뒤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원사·원단·봉제 등의 수직계열화 등을 차례로 이뤄냈다. 2006년부터는 의류브랜드 ‘조이너스’·'테이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인디에프를 인수하며 의류 제조에서 유통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그 결과 세아상역을 연 7억벌의 생산능력을 가진 세계 최대 의류 제조 기업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세아상역이 의류 제조 업계 정상에 올라서자 곧바로 인수합병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했다. 대부분 글로벌세아그룹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이었다.
종합제지업체인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를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연 150억 원 안팎의 포장재를 사용하는 세아상역 의류사업에 주목하고 물류·포장업체를 품에 넣었다.
김 회장은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사업부문(현 세아STX엔테크)을 180억원에 인수해 건설 사업에도 팔을 뻗었다. 그는 2025년까지 섬유·패션, 건설, 제지·포장, F&B(식음료)·문화, 예술 분야를 주축으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예술 분야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 200대 컬렉터에 한국인으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함께 김 회장이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최근엔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의 ‘우주’를 한화 약 132억원에 낙찰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김웅기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 격인 글로벌세아의 지분 84.8%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과 사이에 세딸을 두고 있다. 차녀인 김진아씨가 세아상역 전무를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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