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안·채안펀드 이어 기안기금도 재연장 추진

기사등록 2022/10/17 14:24:53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기간을 1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 이어 기안기금까지 코로나19 확산 당시 도입했던 조치들을 다시 한 번 꺼내드는 것이다.

17일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로 기한이 만료되는 기안기금의 자금지원 기한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기안기금을 연장할 필요성이 높아져 기존의 세부 요건을 유지한채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기안기금 채권에 대한 국가채무보증을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요청해뒀고 국회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항공·해운 업종 등 경영위기에 빠진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0년 5월 말 총 40조원 규모로 출범했다. 당초 지원기한은 지난해 말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지원한도를 10조원 규모로 조정해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긴축 강화 및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식, 채권시장 등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안펀드, 채안펀드와 함께 기안기금도 또 한 차례 연장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에 이어,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재가동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증안펀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자금을 출자해 필요시 일정 금액을 투입해 증시를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5150억원을 증시에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 말에도 총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채안펀드는 채권시장 경색으로 인해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의 유동성 지원 및 국고채와 회사채의 과도한 스프레드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펀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됐고, 2020년 코로나 대응을 위해 최대 20조원 규모로 다시 조성됐다.

현재 금융당국은 증안펀드의 적시 재가동을 위해 추가 매입약정 등을 진행 중이며, 채안펀드의 기조성 된 1조6000억원 규모의 여유재원으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우선 재개하는 등 시중금리의 변동성 완화를 위한 안전판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안기금의 지원기간이 연장되더라도 지원 조건 등이 변경되지 않는 한 효과는 높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기안기금은 그간 지나치게 까다로운 요건 탓에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지원대상을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항공·해운 등 2개 업종으로 했다가 자동차, 조선, 기계, 석유화학 등 9개 업종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총 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 기업이라는 요건도 달았다. 이에 따라 자금 지원이 절실한 저비용항공사(LCC) 등이 모두 지원대상에서 제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기안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은 지원 개시일부터 6개월간 근로자수를 최소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자금지원 기간 중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가산금리 부과, 지원자금 감축·회수 등의 조치가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기안기금을 지원받는 대신 추후 정상궤도로 돌아오면 전환사채 등을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도 기안기금 실적이 저조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기안기금 지원을 통해 보유하는 기업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업들은 경영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안기금 신청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현재까지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곳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2020년 5월 말 출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에 각각 3000억원, 1821억원이 지원되는데 그쳤다. 121개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지원한 3231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8052억원에 불과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