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미간 붙은 일자눈썹 왁싱한 엄마…아동학대 논란

기사등록 2022/10/17 11:42:34

일자눈썹 왁싱한 엄마…"미래 괴롭힘 방지하기 위해"

긍정적·부정적 반응 엇갈려…온라인서 갑론을박 진행

엄마 "과거에 놀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 못 해"

전문가 "왁싱, 유아 독립성 침해…아이들이 선택해야"

[서울=뉴시스] 3살 난 딸의 유니브로우(미간이 붙은 일자 눈썹)을 왁싱하고 있는 모습. 한 엄마의 이 결정을 놓고 온라인에서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고15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가 보도했다.  <출처 : Leah Garcia 틱톡 캡처> 2022.10.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현수 인턴 기자 =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3살 난 딸의 유니브로우(미간이 붙은 일자 눈썹)를 왁싱한 엄마의 결정을 놓고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엄마는 딸이 앞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얘기하지만, 미적 요소만을 고려해 3살짜리 아이의 미간을 왁싱한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3일, 리아 가르시아는 딸의 미간 눈썹을 정리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자신의 틱톡 계정에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다.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그랬듯이 내 3살 딸을 유니브로우인 채로 돌아다니게 할 수 없다. 차라리 나쁜 엄마로 불리겠다"고 했다. 이 동영상은 27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3700만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가르시아는 "나는 좋은 의도로 영상을 올렸다. 그렇게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줄 몰랐다"고 미 매체 굿모닝아메리카에 전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 중에는 긍정적인 반응과 가르시아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 엄마도 똑같이 해줬는데 왁싱한 부분에는 털이 다시 자라지 않았다. 최고였다" 또는 "절대 나쁜 엄마가 아니다! 나도 똑같은 이유로 우리 애들에게도 해줬다"는 이들이 있었다.

반면에 가르시아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자존감이 이렇게 낮아지는 것이다. 결점을 지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완벽하다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왜 그러냐"고 반문하거나, "나중에 딸이 자라서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느끼게 해줘야 할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콤플렉스가 무엇이지 지적해줬다는 걸 꼭 깨달았으면 좋겠다. 아기가 불쌍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르시아는 자신이 받은 메세지들이나 메일을 캡처해서 공유했다. 일부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은 가르시아를 아동학대로 신고한다는 등 그가 자녀를 잘못 키운다고 지적했다.

아동 학대로 신고한다는 비난에 대해 가르시아는 "그건 너무 멀리 간 거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본인이 자라면서 일자눈썹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을 겪어봤기 때문에 딸 눈썹을 왁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살면서 딸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을 공유해서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부모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가르시아는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놀림을 받아보지 않아서 이해를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눈썹 왁싱이라는 간단한 과정 하나로 딸이 고통 받는 걸 막을 수 있다. 일자 눈썹을 다시 자라게 놔두는 것이 괴롭힘 당한 것을 극복하는 것보다 쉽다"며 "딸이 일자 눈썹으로 놀림 당하는 것보다 내가 차라리 비난 받는 게 낫다. 만약 아이들이 유니브로우를 원한다고 하면 원하는대로 하게 해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아동정신연구소 불안 장애 센터의 임상심리사 제리 버브릭은 "왁싱 과정은 좀 큰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유아들에게는 독립성을 빼앗고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부모로서 가르시아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누구든 자식이 고통 받거나 괴롭힘 당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한편, 부모들은 아이들이 무언가 잘못됐을 때 이를 분명히 지적하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사전에 완벽하게 만들면 이런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을 막게 된다. 따라서 눈썹 왁싱은 너무 과하게 예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DC의 국립어린이 병원의 피부과장인 A.야스민 커코리안 박사는 "제모는 사회에서의 선택일 뿐 의학적으로 필수는 아니다. 자신들이 선택하는 게 아닌 이상 그 누구도 털을 제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머리카락에 신경 쓰지 않고 이를 의식하지도 못하는 유아에게 고통스러운 시술을 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아이도 동의하고 제모를 원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연령 제한은 없다. 전문가가 안전하게 제모를 한다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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