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SK C&C, 카카오 실정법 위반했는 지 조사"

기사등록 2022/10/16 14:07:08 최종수정 2022/10/16 14:16:55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판교 SK C&C 화재현장 방문

"부가통신서비스 중요도 커져…전문가·국회와 법 개선 논의"

SK C&C "화재 매뉴얼 작동했지만…안전 이유로 물 사용 못해"

카카오 "역사상 유례 없는 서버 전체 다운…복구 늦어져"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2022.10.16. jtk@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판교 SK C&C 데이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톡 등 국민 서비스 먹통 사고를 계기로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의무 강화 여부를 검토한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재난관리체계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6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을 방문하고 SK C&C와 데이터센터 입주사인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장관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모든 데이터가 집적되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운영관리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정보통신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카카오, 네이버 등 서비스들은 법률상 부가통신서비스로서 기간통신서비스에 비해 그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됐으나 이제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국민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활동이 마비될 우려가 있어 정부도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요한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들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 대비 규제 강도가 약한 편이다. 기간통신사업자는 정부 규제 아래 기본적인 전기통신 서비스를 위한 보편적 통신 역무를 제공해야 한다. 반면 부가통신사업자들은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 설비를 임차해 기간통신 역무 이외의 전기 통신 역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20년 이른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버 개정안)을 통해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를 상대로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지운 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장애가 잇따르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재난·장애 발생시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물리적 재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정부 관리 감독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장인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과 김완종 SK C&C 클라우드 부문장,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종호 장관이 법률상 기간통신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의 지위를 확인하면서 부가통신 서비스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시행령 개정 등 후속 법제화 의중으로 봐도 되는지.

(홍진배) ”부가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사업자는 법적지위는 물론 보호하고 있는 여러 기술이나 제도의 경중이 다르다. 이번에 원인 분석을 상세하고 정밀하게 한 후에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접수해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에도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제도 보완사항이 있는지 점검하겠다.

-이번 사태가 넷플릭스 법 등 현행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넷플릭스법은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 조치를 의무화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다.

“전기통신사업법 22조의 7에 관련 사항이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서 자료 제출 요구를 했고 조사 분석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위반이 있는지는 조사해보고 추후에 밝히겠다.

-부가통신사업자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검토한다면 전기통신망법 또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 어떤 것을 통해 이뤄지게 되는지.

”법률전문가들은 물론 국회와도 논의해야 한다. 당장 어떤 법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재난관리체계에서 부족한 부분 없는지 살펴보고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방송통신재난대응실을 재난대책본부로 격상하게 됐다고 했는데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과거 KT아현화재 사태 때는 방송통신재난 대응을 주의에서 심각으로 높이는 등으로 대응체계가 달라졌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는지.

”재난 대응은 4단계로 돼 있다.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는 가장 상위단계의 대응이다. 그에 따라서 우리 부처 뿐 아니라 관계부처 협업으로 대응하는 등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응한다고 보면 된다. 제도적 보완 사항 도출이나 사고원인 조사 등 이런 걸 넘어서 우리가 가진 기술적 보완조치 등도 부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장관 지휘아래 진행할 것이다. 소방당국과의 협업도 장관이 같이 지휘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서비스가 정상화되고 필요한 조치들이 원활히 지원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용자 피해보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 예정인지. 의견조율은 어디까지 됐는지.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전격적으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 관련 사업자들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손해배상 부분은 검토하고 있는데 관계부처와 관계 기업과 함께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건 소관부처에서 추후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SK C&C 데이터센터 관리하는 화재 매뉴얼이 정립된 게 있는지, 있다면 작동됐는지

(김완종) ”판교 데이터센터는 관련 안전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올해 5월에도 소방시설 종합점검 취해서 필요한 소방기능 작동 여부를 점검했다. 이번 화재에서 경보 울림과 함께 경보 단계에 따라 자체 소화설비서비스가 작동했다. 또 매뉴얼에 따라 소방 당국에 바로 신고했다. 소방차 도착 이후에는 전문 소방인력들이 주도적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 소방방재 절차는 자체 운영 영역별로 전문가에게 할당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번 초기 대응에도 우리 소방시설이 정확하게 작동했고 인적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감식 중인 화재 원인으로 밝혀진 게 있는지

“정확한 화재원인에 대해서는 소방당국과 국과수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3일간의 정밀조사와 포렌식을 통해 화재원인을 식별할 것이다. 원인에 따라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히 준비하고 계속적인 자체점검으로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화재로 전력공급이 차단됐는데 이런 경우 화재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 같다. 2~3차로 추가로 전력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은 마련이 안 돼 있었던 것인지.

“불이 날 수 있는 상황까지 가정하는 극단적 상황은 처음이다. 자체 데이터센터 내에는 비상 전원 공급 장치가 존재하고 이걸 통해서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관계부처와 함께 보완할 수 있는 기술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겠다. 전원을 차단한 이유는 화재를 진압하려면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때 안전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입주사가 많다고 했다. 전체 중 복구된 게 얼마나 되는지.


 “서비스 복구는 2가지 측면이 있다. 데이터센터를 제공하는 사업자로서 서비스 안정성을 제공하는 측면 즉, 전원을 제대로 공급하는 측면이 있고 전원공급 이후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가동된 서버 위에서 서비스를 복구하는 게 있다. 각 입주사와 긴밀하게 작업 중이다. 가장 우선순위 작업은 전원 공급이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원공급은 마쳤으나 화재로 인해 카카오에 대한 서버 공급이 일정부분 부족한 게 있다. 이건 직설관로 포설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공급이 완료되면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이 복구될 것이다.

-카카오톡이 대국민 서비스여서 좀 더 부각된 것 같다. SK C&C 내에 다양한 기업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에 대한 피해는 어떻게 되는지. 내일 바로 기업들이 업무에 복귀할 텐데 IBM 클라우드 데이터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피해 상황은 어떤지.

”판교 센터 내에 IBM 클라우드 데이터가 있다. IBM과 긴밀한 협업 중으로 전원 공급이 재개됐다. IBM 클라우드는 대외 고객사로 SK 그룹사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복구가 거의 이뤄진 상태다. 월요일 출근시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협업할 계획이다.“

-카카오 서비스 일부가 복구된 상태인데 완전 복구까지 얼마나 걸릴지. 역대급으로 가장 긴 먹통 사고가 났는데 기존 대비 복구가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서버를 분산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의아하다.

(양현서) ”데이터센터의 큰 화재로 우리 서버가 대량 유실됐다. 4개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분산해 사용 중인데 판교 데이터센터를 가장 메인 센터로 쓰고 있고 약 3만2000대 규모의 서버가 있다. 여기 전체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태이며 물리적 훼손도 있다. 현재 1만2000대 정도가 복구됐다.

대개 카카오톡 장애가 나면 20분 내로 해결한다는 목표로 최우선 대응을 하는데 지금은 서버 손실량이 커서 대처가 지연되고 있다. 3만2000대라는 서버가 전체 다운되는건 IT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도 대처에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까지 대비해서 재발방지 대책 강화해 이용자 불편을 끼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데이터 손실이 있는지.

“데이터는 분산 저장돼 있고, 시스템도 복구가 돼 있기 때문에 데이터 손실은 0%다.”

-메인 데이터센터에 많은 서버가 있는데, 전체 전원이 내려갔을 때 대비책은 없는지. 왜 SK C&C 데이터센터에만 서버를 집중시켰는지.

“메인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업자 선택으로 지리적 환경 등을 고려한 결과다. 전원이 내려가는 정도는 우리 기술자들이 들어가서 재설정하고 하면 시간을 좀 더 단축해서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어제는 화재 현장이어서 직접 진입해서 시스템을 수리하거나 장애를 개선하는 데 물리적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현재 데이터센터가 안양과 판교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험 시나리오를 세우고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화재는 워낙 예상할 수 없는 사고라 이 부분까지는 대비가 부족했다. 내부 검토 후 철저히 조사해 대비책을 마련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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