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쪽으로 펼쳐져 있고/ 천지가 밤낮으로 물위에 떠있구나
친한 벗으로 부터는 소식 한 자도 없고/ 늙고 병든 몸 정처없이 떠도는 구나
전쟁은 아직 관산북쪽에서 그치지 않는 데/난간에 기대어 나라와 백성 걱정 눈물이 앞을 가리네'
중국의 시성 '두보'의 등악양루(登岳陽樓) 싯구다.
경남 함안군에 소재한 악양둑방길 역시 풍광이 수려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16일 군에 따르면 함안 악양루(경남도 문화재 190호)는 1857년에 세워졌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1963년 복원했다.
'악양'이라는 이름은 경치가 중국의 동정호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무심히 흘러가는 남강의 낙조와 어우러지면 한 폭의 수채화를 볼 수 있다.
강가의 모래톱과 멀리서 보이는 악양둑방은 수채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바위를 깎아지른 데크 계단을 따라 걷다보면 강물에 비친 가을 햇살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들어간다.
가파른 절벽에 앉은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함안천과 둑방 전경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국민 애창곡인 가요 ‘처녀뱃사공’의 애환도 이 곳에 서려있다.
1952년 유랑극단을 이끌고 경남 함안으로 왔던 가수 윤항기·윤복희 씨의 부친 윤부길 씨가 법수면 악양나루터를 건널 때 나룻배를 저어주던 처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노랫말을 지었다고 한다.
함안 악양둑방길은 2008년 ‘10리 둑방 테마 관광 사업’을 시작으로, 야생화, 꽃양귀비, 코스모스 등 계절마다 여러 품종의 꽃들로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에는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와 개량종 빅스타, 꽃 색이 선명하고 화려한 백일홍, 종이꽃을 연상케 하는 천일홍, 바람이 불 때마다 보라색 물결이 출렁이는 버베나, 클레오메 등 여러 종의 꽃이 가을 들녘을 수놓고 있다.
광활한 악양 둔치에는 개량 코스모스 빅스타, 노랑 황화 코스모스, 풍접초, 버들마편초, 백일홍, 천일홍 등 가을꽃들이 꽃바다를 이루고 있다.
악양둑방 제2주차장에 줄지어있는 고깔모자 부스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로 이달 30일까지 탐방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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