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준호 전재훈 기자 = 40대 배우로 알려진 부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2일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문병찬) 심리로 열린 30대 남성 이모씨의 살인미수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씨는 당시 아내 A씨와 다투다 공업용 커터칼로 살해하려고 했지만 반성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씨 측은 술에 취해 범행 상황이 기억나지 않고 살해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는 살해 혹은 상해의 고의가 있었냐는 검사 질문에 "(당시) 법적으로 부부였고, 남편이었고, 재결합 의지가 있었는데 (A씨를) 죽일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나는 가족 폭력 피해자다"며 "나와 다른 남자를 비교하며 모욕하고 칼을 휘두르고,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행동은 용서받지 못하고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A씨를 살해할 생각은 진심으로 없었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 6월14일 오전 8시40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 앞에서 당시 아내 A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목 부위에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전날 밤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발생 약 9시간 전인 지난 6월13일 오후 11시40분께 처음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A씨는 물리적 폭력은 없었다며 "남편을 집에서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씨를 퇴거 조치하고 출입문 비밀번호도 바꾸도록 했다.

하지만 A씨는 다음 날 오전 1시께 "남편이 베란다 쪽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다"며 경찰에 재차 신고했다. 신고에 따라 집 주변 수색이 이뤄졌지만 경찰은 당시 이씨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이씨의 연락을 받고 경찰에 세 번째로 신고했다. 이씨는 오전 2시께 다리를 자해한 상태로 제 3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를 받고 퇴원한 이씨는 같은 날 오전 8시40분께 딸이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 흉기를 사 들고 다시 A씨 자택으로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를 체포한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의 선고공판은 오는 11월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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