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식당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유예 검토
시민들 "화장실 가서 손 닦기 찝찝…친환경 물티슈를"
일부 시민 "무분별한 일회용 물티슈 사용 자제해야"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환경부가 식당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지난 1월 입법 예고한 데 이어 이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들은 식당 내 물티슈 사용 금지 조치가 불편함을 초래한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환경을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업무 보고에서 환경부는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환경부는 플라스틱이 들어간 일회용 물티슈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등을 지난 1월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된 업계 요구 사항을 반영해 시행 시기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식당에서 흔히 쓰이는 일회용 물티슈는 플라스틱을 40~50% 함유한 합성섬유다. 재활용이 어렵고 자연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대신 물수건이나 플라스틱이 없는 물티슈를 사용하게 되면 연간 28만8000t에 이르는 플라스틱 물티슈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위생물수건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3년 동안은 식당에서 물티슈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불편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손을 닦기 위해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이 번거롭다는 입장이다.
취업준비생 조모(29)씨는 학원 근처 식당가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그는 "점심시간에 학원 근처 식당에 가면 사람이 가득한데, 물티슈가 없다면 화장실에 줄이 생길 것"이라면서 "물수건을 주는 식당도 있지만 물수건은 냄새가 나고 위생적이지 못한 것 같아 사용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7)씨도 "화장실 수전이 지저분하거나 비누, 휴지가 없는 경우 손을 닦기가 찝찝하고 꺼려진다"며 "식당에서 쓸 수 있는 친환경 물티슈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무분별한 물티슈 사용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음식이 옷에 조금만 튀거나 손에 묻어도 물티슈부터 찾는 손님이 많다"며 "물티슈로 입가만 조금 닦고 버리거나 뜯고 쓰지도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낭비는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모(31)씨도 "회식이나 단체로 식사하고 나면 테이블 위에 물티슈가 수북한 경우가 많은데, 무분별한 사용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식당에서 일회용 물티슈를 없애는 만큼 화장실에 비누나 휴지를 잘 갖춰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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