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00여명 1일 오후 오세훈 시장 자택 앞 시위
오세훈, 주민설명회 연기하기로…"타협점 모색할 것"
주민들 "설명회는 시 명분만 제공…보상 필요 없어"
마포구 주민들로 구성된 '상암동 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는 1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자택 앞에서 소각장 건립 계획 철회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 반투위에 따르면 주민 100여명 참여하고, 2시간 가령 진행된다.
원유만 반투위 홍보본부장은 "선정과정에서부터 이미 상암으로 정한 뒤 평가를 한 것 같다"면서 "백지화될때까지 시위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투위 소속 주민 10여명은 지난달 26일부터 오전 6시께 오 시장의 출근 시간에 맞춰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오 시장은 시위 첫날인 26일 오후 2시 간 동안 시청에서 주민들과 면담을 가졌다.
주민들은 상암동 후보지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5일 열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후보지 선정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 선정 과정을 주민에게 상세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서울시가 후보지 타당성 조사과정 공람을 6일까지 진행하고, 주민의견서를 받고 있는 만큼 설명회 개최가 다소 이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주민들 요구를 받아들여 주민설명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전 6시 제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에 반대하는 마포구 반대투쟁위원회 몇 분이 새벽의 정적을 깨는 시위를 시작했다"며 "출근길에 10분 정도 대화했고, 저녁에 다시 시청으로 모셔서 2시간 남짓 주민대표, 지역 정치인과 간담회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조성 등을 추진할 때도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결국 균형점을 찾아 문제를 모두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며 "단순히 설득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타협점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타협점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오는 5일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주민설명회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설명회 거부는 물론 '후보지 선정 백지화'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민은 "마포구가 매번 서울시의 폭탄을 떠 안는 것같다. 너무 불공정하다"면서 "1000억이 아니라 그 이상의 보상을 줘도 필요 없다. 전면 철회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도 "만약에 설명회가 열리면 주민 수백여명이 점거해서 이뤄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지선정위원회의 불투명성과 법령 위반 ▲마포구로의 기피시설 집중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의 지역 분배 형평성 위배 등에 대해 지적하고, 시의회에 소각장 관련 예산을 삭감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특히 박 구청장은 "위원 10명 중 7명을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추천한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며 "2018년에 최초 계획 수립 대상지로 확정됐던 강동구는 지역 시의원이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최종 후보지에서 제외되고, 2022년 마포구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후보지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은 적법하다"며 "또 해당 강동구 시의원은 한 번도 입지선정위원회에 참석한 적이 없으며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객관적, 정량적 평가 기준을 정했기 때문에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마포구청은 현재 행정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구청장은 "지금 자문위원, 법률고문 등을 통해서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 서울시 지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있으며 소송도 가능하면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보상을 준다고해도 전혀 의미가 없다. 황금송아지를 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권, 안전권이다. 현재 뭘 준다는 것은 사탕발림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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