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 394개, 역대 최대 규모…'내 삶이 바뀌는 시간'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서 10월2일까지
29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세텍·SETEC)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만난 60대 여성 불자는 "매년 불교박람회에 왔는데, 올해 행사는 많이 준비한 게 느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스님들과 불자부터 백발의 어르신,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젊은이들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3관문 바로 옆에 자리잡은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스에 긴 줄이 늘어섰다.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를 알리고자 마련된 '종이 팔모등 만들기' 행사에 참여하려는 관람객들이었다.
연등회보존위원회 측은 이날 오전부터 약 1000명이 팔모등·초롱등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올해 박람회는 업체 246곳이 부스 394개를 차려 역대 최대 규모다. 주거, 차·다기, 사찰음식, 예술·문화상품, 문화서비스 등 불교·전통문화 상품을 선보였다.
10월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박람회 주제는 '리추얼(Ritual), 내 삶이 바뀌는 시간'이다. 종교 또는 개인을 위한 일상의 '의식'에 주목했다. 불교 의식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목탁 소리와 차를 달이는 냄새, 사찰음식, 불교미술 전시 등이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불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외국인들도 불교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공동으로 마련한 '행자즉불, 수행자가 곧 부처라' 전시도 주목받았다. 화엄사·은해사·부석사의 괘불 3점을 미디어아트로 선보였는데, 마주 보는 스크린에 절을 하는 수행자 모습이 실시간으로 연동돼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템플스테이 20주년 이벤트와 다양한 불교문화콘텐츠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템플스테이 20주년 역사와 함께 백흥암·진관사·고운사·백양사·운문사·영선사의 사찰음식 모형이 전시돼 각 사찰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문화사업단장 원명스님은 "올해로 20년을 맞은 템플스테이는 현재 전국 140여개 사찰에서 운영 중"이라며 "이번 박람회에서 우리 삶에 휴식을 주는 불교문화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조계종 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 불교신문 사장 현법스님, 류지호 불광미디어 대표,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진우스님은 "코로나19로 행동 반경이 줄어든 사람이 많은데, 이제는 내면을 돌아볼 때"라며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불교전통문화 활성화에 매진해왔다. 세계 속에 한국의 전통과 불교문화를 알리는 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김대현 종무실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크게 위축됐으나,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문체부는 불교계의 지혜와 안목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고 우리 문화유산의 전승·발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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