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갱단 폭력사태로 지난 7월 일주일새 23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식량난까지 덮치자 우리 외교당국은 교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27일(현지시간) DW뉴스에 따르면 아이티 관료들이 자국에서 ‘인도주의적 파국’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유엔안보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2주에 걸친 폭력사태와 음식창고 약탈 이후 ‘새로운 차원의 절망’이 아이티를 강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식량계획(WFP)는 아이티에서 이달에 식량 2000톤을 포함해 최소 600만 달러어치의 원조물품이 약탈됐다고 말했다.
아이티의 유엔 특사 헬렌 라 라임은 26일 “경제 위기, 갱단 위기와 정치적 위기가 합쳐지면서 인도주의적 파국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 벌어지는 소요사태 이전에도 490만 명의 아이티 국민은 인도적 지원이 절실했다. 지난 2주간에만도 WFP는 500만 달러에 달하는 2000톤의 식량을 강탈당했는데, 그 식량은 다음 달 가장 취약한 20만 명에게 지원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라 라임은 또 갱단이 일주일 이상 연료창고 접근을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엘 헨리 수상이 유류비 인상을 공표한 뒤 항의와 약탈이 이어졌다.
아이티의 최대 공업단지인 카라콜 역시 조업이 중단됐다.
외무장관 진 빅토르 제뉴스는 이에 따라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도로를 봉쇄해 원조단체의 음식 배급이 지연되고 있다.
주도미니카 한국대사관은 28일(현지시간) “최근 아이티 정부의 유류비 인상 발표 이후 대규모 거리 시위가 발생하고, 범죄조직의 연료창고 봉쇄로 인해 전국적인 전력 마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아이티에 거주 중인 교민분들은 상황이 진전될 때까지 본국 또는 가까운 이웃 나라로 철수하여 주실 것을 권고 드린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유엔인도지원조정국(OCHA)은 지난 7월 4일~14일 일주일 상이에 갱단 폭력사태로 포르토프랭스에서 23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폭력사태로 주민 2500명이 대피했다.
라이벌 갱단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경찰은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개입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집에 갇힌 채 음식과 식수를 구하러 외출할 수도 없었다. 갱단은 눈에 띄는 주민들을 해쳤지만 앰뷸런스는 출동할 수 없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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