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80개 도시로 확산…어린이 포함 최소 76명 사망
라이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슬픔에 빠졌지만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우선 순위는 국민들의 안전"이라며 "폭동을 통해 사회 안정을 해치는 일은 방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법의학자들이 며칠 내 여성의 죽음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의 강경대응으로 현재까지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6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쿠르드계인 마흐사 아미니(22)는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로 연행된 뒤 조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 경찰은 조사 중 구타 등 가혹행위는 없었다며 그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지만 유족 측은 아미니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지 않았다며 이를 일축했다.
아미니의 사망 이후 이란 전역에서 반 정부 시위가 열렸다. 유명 배우, 예술가, 스포츠 선수들이 시위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시위는 80개 도시로 확산했다.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의 마흐무드 아미리 대표는 "시위대를 겨냥한 실탄 사용은 국제범죄로 시위자들에 대한 고문과 학대 위험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이란 국민들의 기본권 요구를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도 이란 당국의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대응이 매우 우려된다며 평화적으로 항의할 시민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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