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김순기의 작품은 매우 섬세한 작업을 통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치 자유롭게 시를 써내려 가는 것과 같다."
독일 칼스루헤예술매체센터(ZKM)예술감독 피터 바이벨이 국립현대미술관이 순회전을 온 '김순기:게으른 구름전'에 호평했다.
그는 "김순기는 작품에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로 증폭된 ‘여러 차이들’의 파노라마를 완벽하게 자유자재로 통합했다 분해한다. 그리하여 세계시민으로서, 또 우주적 차원의 비전을 탄생시킨다”고 했다.
독일 칼스루헤예술매체센터 아트리움 1, 2에서 지난 10일 개막한 '김순기 순회전'은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된 동명의 전시(2019.8.31.~2020.2.25.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제 6, 7전시실 및 전시마당)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칼스루헤예술매체센터(ZKM)는 2020년 2월, 개념미술가이자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미디어에 관심을 둔 아방가르드라는 예술적 비전을 공유한 김순기와 피터 바이벨 두 작가의 공통점에 착안하여 상호 교환 전시 개최를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관 등으로 당초 협의했던 일정이 지연되다가 코로나 상황이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번 ZKM의 김순기 전시는 유일한 동양인 여성 전시이자 미디어 선구자로서의 위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순회전은 예술가이자 시인, 연구자 김순기가 평생을 걸어온 일상과 실천으로서의 예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전시”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작가 연구에서 출발한 기획전이 해외 관객들과 만나게 되어 기쁘며, 장기간에 걸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국제교류가 성공적으로 지속된다는 점이 뜻깊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인 '색동'(1969), '조형상황 1-3'(1971~1974), '일기'(1971~1973)등과 작가 및 개인 소장 작품을 포함하여 드로잉, 영상, 사진, 서예 등 총 147점이 출품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서양 관객들을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관련 자료를 적극 제공하여 이해를 도왔고, ZKM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당시 제작한 '심심 바보 로봇 영희'(2019/예술개념-김순기, 디자인 및 제작-윤지현 연세대교수)의 2022년 버전을 위해 윤지현 교수와 ZKM의 크리스티앙 롤케스(Christian Lolkes)가 협력하는 등 양국 기관 담당자와 관계자가 함께 전시의 성공을 위해 소통하고 협력했다.
한편, 한국에서 최초로 김순기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하여 소개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개인전 이후 작가에 대한 국제미술계의 관심이 높다.
이번 독일 전시뿐 아니라, 당시 방한하여 '김순기: 게으른 구름'전을 관람한 모리미술관 마미 카타오타 관장의 기획으로, 1950~1970년대에 예술적 활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전 세계 16명의 예술가를 선정한 '또다른 에너지'(2021.4.22.~2022.1.16.) 에도 참여했다.
또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미술 전시회인 '제 58회 카네기 인터내셔널'(2022.9.24.~2023.4.2.)에 초청되었으며, 미 슬라우트(Slought Foundation) 재단에서 한국어,영어, 프랑스어 3개 국어로 된 작가 총서가 출간되는 등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5일까지 계속되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피터 바이벨 회고전'이 2023년 2월 4일부터 5월 1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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