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외면'…보급 더디고, 속도 느리고
평균 4기 수준…30분 이하 초급속 18% 불과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국내 전기차 보급이 30만대에 육박하고 있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기 보급은 더디기만 하고 충전속도도 느려 국민들은 '충전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광주 북구갑)이 국토교통부, 도로공사 등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07개소 중 199개 휴게소가 1기 이상 전기차 충전기 설치했고, 충전기 수는 공공 746기, 민간 114기(설치중 2기 포함) 등 총860기로 나타났다.
지역별 한 휴게소당 전기차 충전기 설치대수는 충북이 4.8기로 가장 많고 경남(4.6기), 수도권(4.5기), 충남(4.2기), 경북(4.1기), 강원(4.0기) 등은 평균 4기 이상이지만 전남(3.6기)과 전북(3.2기)은 전국 평균을 밑돌며 꼴찌 수준이다.
용량별로는 50㎾ 325기, 100㎾ 381기, 200㎾ 42기, 350㎾ 112기가 설치됐다.
400㎞ 가량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를 완충(80%)하는데 1시간이 소요되는 100㎾급 이하 충전기는 총 706기(82%)에 달했고, 30분 이하가 소요되는 200㎾급 이상 충전기는 고작 154기(18%)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시간이 1시간을 넘다 보니 대기열이 있으면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할 형편이어서 '충전 난민'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이다.
휴게소에 200㎾ 이상 초급속 충전기 설치율이 낮은 이유는 충전기의 성능은 충분하지만, 휴게소 영업에 필요한 전기 외에 별도의 고압전기가 인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압전기 인입은 한국전력의 협조가 필요한 데다 고압전기선을 휴게소까지 끌어오는데 큰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사실상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전기안전관리법상 1000㎾ 이상의 전기수용설비 구축시 전기안전관리자가 사업장에 상시근무를 해야 하지만 상주인력 비용 부담 등 구축기관들이 1000㎾미만으로 설치하다 보니 200㎾ 기준 4기, 300㎾기준 3기를 설치하는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도로공사가 전기 용량 부족은 한국전력 탓, 설치운영은 환경부 탓을 하며 현재 휴게소 전기 수전용량, 고압전기 배치현황 등 전기문제에 대응하는 기초자료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충전기 보급은 더디고 충전 속도는 느려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조 의원은 "도로공사는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앞장서야 하는 공기업이면서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부지만 빌려주고 있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관리감독하는 도로공사가 국토부, 환경부, 한전, 에너지기업 등과 협의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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