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유럽 가스값 내림세

기사등록 2022/09/19 15:12:13

유럽 천연가스 도매 가격 정점 대비 45% '뚝'

"겨울만 지나면 푸틴 영향력도 축소될 듯"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있다. 2022.09.08.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해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이 에너지값 하락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전문가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많은 곳에서 어려움을 초래하겠지만, 이번 겨울이 지나면 유럽의 에너지 공급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던 에너지값이 하락하고 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120달러(약 16만원)를 넘었으나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럽 천연가스 도매가격도 지난 16일 메가와트시당 약 185유로에 거래됐다. 1년 전보다 거의 3배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달 기록한 최고치 대비 45% 이상 떨어졌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의 재정 흑자는 올해 1~7월 4810억루블 수준에서 에너지값 하락으로 1~8월 1370억루블로 급감했다.

또 유럽 각국은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 등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일부를 대체할 공급을 확보했다. EU의 가스 저장량은 현재 85%로 10월 안 목표치였던 80%를 초과했다.

또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에너지기업에 이른바 '횡재세'를 거두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가 주요 수입원인 러시아에 대해 에너지를 무기화하지 않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라는 신뢰도가 무너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과거 이탈리아 대통령 외교 고문을 지낸 스테파노 스테파니니는 EU와 영국이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정부가 푸틴 대통령에 굴복하도록 강요할 사회적 불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다가오는 겨울철 예상보다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면 낙관론은 사라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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