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국제구호개발NGO 희망친구 기아대책
예장통합 전국 담임목사 981명 설문조사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척을 하기만 하면 교회에 사람이 몰려드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의 목회는 사회적·문화적 분위기와 현대인들의 욕구를 담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용근 대표는 "한국교회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통계 분석에 기반을 두고 목회자들이 내년 목회방향을 계획하는데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용근 대표를 비롯해 김영수 목회데이터연구소 연구위원,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조성실 소망교회 부목사 등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들이 분석한 한국교회 트렌드는 ▲코로나19로 매주 예배와 모임에 참석할 수 없게 돼 여러 교회의 예배를 떠돌게 된 개신교인을 의미하는 '플로팅 크리스천'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장소를 기본으로 삼지 않는 교회인 '하이브리드 처치(Hybrid Church)' ▲코로나19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됐지만 최소한의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는 '몰라큘 라이프(Molecule Life)' 등이다.
유원식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은 "지금은 변화가 아니라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전환)'의 시대"라며 "앞서 가는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 교회도 발빠르게 기술발전에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데이터가 구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그간 목회자들로부터 '한국교회도 이제는 트렌드 책이 나올 때가 됐다'면서 책 출간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안 생겼으면 이 책이 안 나왔을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예배 등장이 책이 나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기아대책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 교회의 전국 담임목사 9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현장예배 참석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평균 30%가 감소했다.
온라인 예배는 현장 예배의 대체재가 됐다. 지난 4월18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실시한 개신교인 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일예배를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4.1%다. 반면 61.1%의 응답자는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나 가정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 대표는 "목사들의 생각과 성도들의 생각이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지점이 온라인 예배였다"며 "목회자들은 교회 출석 교인들의 인원 감소를 우려했으며, 개신교인들은 온라인예배와 온라인 콘텐츠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차이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신교인이 현장 예배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며 "집단보다 개인이 점점 중심되는 시대가 되고 있고, 예배 관련 모임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이 단순한 통계 분석에 그쳐서는 안 되고,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한 변창배 목사는 "이 책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다 해도 성공에 눈이 멀면 더이상 나아갈 수 없다"며 "한국 교회가 쌓아온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현재의 모습을 반성해보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앞으로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한국 교회가 빅픽처(Big Picture·큰 그림)를 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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