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환경경영전략 발표…2050년 탄소중립 달성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의 핵심은 ▲초저전력 반도체 ▲초절전제품 ▲자원순환 ▲수자원 재활용 관련 혁신기술을 통해 환경을 적극 살리는 데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데이터센터 전력 절감
삼성전자는 이번 친환경 선언을 계기로 업계 최고 수준의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통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기존 제품 대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적용 시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연간 예상 전력 절감분은 8.5TWh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 가정용 전력 14.6TWh의 60%에 해당한다. 서울시 전체 400여만 가구 중 24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것이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 드는 에너지량이 갈수록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을 줄이고 열기를 식히는 것이 지구 온도를 낮추는 데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8년 33ZB(제타바이트·1000조바이트)에 불과했던 전 세계 데이터량은 2025년 175ZB로 매년 60% 급증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200~250TWh(암호화폐 채굴용 전력 100TWh 제외)로 지구 전체 전력의 약 1%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HDD를 소비 전력이 절반 수준인 삼성의 데이터센터 전용 SSD로 교체하고, 서버용 DRAM도 삼성의 차세대 DDR5 등으로 교체할 경우 그 자체로 전력 소모가 절감되는 효과가 크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 발열을 식히기 위한 전력도 한층 절약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용 고성능 SSD, 프리미엄 저전력 LPDDR5X 등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을 지속해 전력소모를 한결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초절전 제품 내놓는다…"삼성 제품 사용으로 지구환경 개선"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혁신 에너지 기술도 적용한다. 이를 통해 2030년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한 해 5억대의 전자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는 이미 '에너지 효율 1등급' 등 고효율 제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서 에너지 효율을 더 끌어올리려면 한층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제품의 사용 전력 저감은 작은 부분부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들을 끌어모아야 달성할 수 있다. 각 기술의 소비전력 개선 효과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기술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소비전력 30% 절감'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단적으로 냉장고의 경우 압축기 효율 개선, 진공 단열재 적용, 열교환 효율 높인 열교환기 등을 적용한다. 세탁기는 세제 침투력 개선, 세탁시간 단축 등을 통해 효율을 높인다.
에어컨의 경우 고효율 냉매로 냉방 효과를 끌어올리고 운전 시간은 줄일 계획이다. TV와 모니터는 백라이트 밝기를 최적화하고, 스마트폰은 화면 주사율을 통해 디스플레이 소모 전력 절감에 나선다.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서비스 중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싱스 에너지'가 적용되는 기기와 지역도 대폭 확대한다. 올 상반기 한국과 미국 등 5개국에 불과했던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 국가가 조만간 32개국으로 확대되는 등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를 사용하면 각 가정에서 스마트싱스에 연동된 기기들의 전력량을 손쉽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설정한 전기요금이나 전력 사용량에 도달하기 전 '절전모드'로 전환해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이 가능해진다.
'AI 절약 모드'로 작동시키면 세탁기와 건조기는 각각 최대 70%와 20%(실사용 기준) 수준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냉장고는 올 연말까지 최대 30%, 에어컨은 최대 20%로 전력 절감률을 올릴 계획이다.
◆재생소재 사용 늘린다…환경 영향 최소화
삼성전자는 자원순환을 극대화하는 혁신기술로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제품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고분자와 무기질로 구성된 혼합물질) 적용을 대폭 확대하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을 적용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적용 제품도 확대한다.
스마트폰부터 TV, 가전 등 연간 5억대의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가 재생레진 적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경우 경쟁업체에 비해 사용량이 수 배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3만1000t, 2021년 3만3000t의 재생 레진을 사용하는 등 2009년 이후 누적 31만t의 재생 레진을 사용했다. 2030년에는 절반의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을 적용할 경우 사용량이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TV 등에 재생레진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광택·투명성, 고강도, 난연성, '유해물질 0' 등이 담보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신설한 '순환경제연구소'와 각 사업부 협업을 통해 이 같은 난제 기술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혁신기술로 수자원 재활용도 극대화한다. 전 세계 32개 생산거점 등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전력뿐 아니라 용수 사용량도 지난해 기준 1억6400만t에 달한다.
따라서 제조공정 개선,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2019년 6855만t, 2020년 7018만t, 2021년 9394만t 등 매년 용수 재이용량을 늘려오고 있다. 앞으로 이를 최대한 늘려 ▲2030년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반도체) ▲2030년 사용 물 100% 환원(디바이스경험·DX)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를 위해서는 고도의 오폐수 처리기술이 필요하다.
반도체 사업장의 경우 자체 폐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오염 농도별로 세분화해 처리 후 '초순수' 등으로 재이용하고, 인근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도 '저분자 유기물질 제거 기술'을 통해 적극 재이용할 계획이다.
DX부문 사업장의 경우 역삼투막·나노여과막 기술 등을 적용하고,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자체 처리해 재이용하는 중수도 시스템을 신규 도입해 재이용을 늘린다. 이밖에 지역내 수질 개선, 하천 복원 등 수자원 환원 프로젝트도 적극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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