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올렸는데" 9년간 동결해 온 오리온, 원자재가 급등에 일부 인상

기사등록 2022/09/13 11:36:47 최종수정 2022/09/13 14:25:43

원자재 및 환율 상승으로 하반기 실적 위기감 높아 16개 제품 가격 인상

높은 영업이익률 보이는 해외법인과 달리 국내법인 영업이익률 '감소세'

오리온 "원자재 가격 안정화시 제품 증량 및 가격 인하 나설 것" 약속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 9년 동안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오리온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과자의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가격이 큰 폭 오른 데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는 등 원부자재 부담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오는 15일부터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리온은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라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 위주로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 등이다. 오징어땅콩, 다이제, 고래밥, 닥터유 에너지바∙단백질바, 마이구미 등 44개 제품의 가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오리온이 9년 만에 인상을 결정한 이유는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올 하반기에도 곡물 가격과 팜유 상승이 지속되고, 환율까지 오르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이다. 

또 국내 법인의 수익성이 지난해부터 주요 제품가격을 인상한 해외 법인 대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인상을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오리온은 1분기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3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의 영업이익은 6.4%, 18.6%, 6.9% 상승했다.

2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한 6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중국 42.7% 베트남 40.8%, 54.0% 등 해외법인의 영업이익 성장세에는 못미쳤다. 

국내 법인은 착한 가격 정책으로 인해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법인 대비 영업이익은 낮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통합 구매 관리와 비효율 제거 등 원가 관리만으로 수익을 방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리온은 결국 가격 인상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다만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에는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올 하반기에 파이, 스낵, 비스킷 등 차별화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걸맞는 다양한 그래놀라 신제품을 통해 간편대용식 카테고리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경영 이념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리온의 경쟁사인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올해는 지난 3월 농심을 시작으로 롯데제과 4월, 해태제과는 5월에 가격을 최대 20% 수준으로 제품 가격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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