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정점 아닌 변곡점"…K팝 혼종성·충성도 강화

기사등록 2022/09/08 09:43:27 최종수정 2022/09/08 09:46:4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글로벌 한류 트렌드 발간

한류현황지수 전년比 4.9%↑…한류심리지수 6.2%↑

이용다양성 4.9→5.4…이용집중도 35.3→41.9로

[시카고=AP/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이 7월 31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롤라팔루자 음악 축제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 있다. 2022.08.01.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류가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8일 발간한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년 세계시장에서 한국음악(K팝)의 혼종성이 강해졌고 팬덤은 공고화했다. 특히 18개 조사 대상국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류지수가 상승해 한류에 대한 높은 관심도와 성장세를 나타냈다.

◆'오징어 게임' 글로벌 신드롬…K팝 공고화

진흥원은 지난 1년간 '오징어 게임' 신드롬과 방탄소년단의 활약·그룹 활동 잠정 중단 발표가 혼재했던 상황에 대해 "한류가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콘텐츠 관련 거의 모든 기록을 새로 썼다. 시청 가구나 시간 등의 흥행 지표 뿐 아니라 시대 담론이나 놀이 문화 등 사회적 측면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강력한 파급력을 보였다.

특히 뒤이어 공개된 여러 한국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하며 글로벌 OTT 업체들의 한류 콘텐츠 투자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역대 가장 많은 시청 가구 수를 기록한 콘텐츠라고 발표했다. 첫 28일 동안 1억4200만 가구가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는데 이는 역대 최초 1억 가구 시청 돌파 기록이다. 또 '오징어 게임'은 첫 28일 동안 약 16억5000만 시간의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1위 기록이며 2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와도 3억 시간 정도의 격차를 보인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타모니타에서 열린 제28회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SAG) 시상식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정재, 정호연, 김주령, 앙누팜, 박해수.
K-팝 콘텐츠 제작과 유통 전 과정에서 초국적 요소는 필수가 됐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 데뷔앨범은 K-팝 정체성에 대한 재논의의 도화선이 됐다. 리사는 데뷔 앨범을 통해 역대 K-팝 여자 솔로 가수 앨범 최다 판매량인 초동 75만장, 누적 95만장을 기록했고 '아이튠즈 송 차트'에선 65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개별 K-팝 가수·그룹의 국내외 팬덤 크기와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앨범 초동 순위를 보면 상위 30위권 앨범 중 다섯 작품만 발매된 지 2년 이상 된 타이틀임을 알 수 있다.

개별 앨범 판매량도 최신 발매작일수록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상위 30위 중 총 열두 개의 타이틀이 올해(2022년) 발매된 앨범이다. 데뷔 3년차인 에스파는 최근 여성 그룹 최초로 남성 그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초동 100만장을 돌파하며 아이브(IVE), 리사와 함께 여성 가수·그룹의 팬덤 충성도 역시 공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류는 정점이 아닌 변곡점 맞았다"

진흥원에 따르면 18개 조사대상국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류 관련 지수가 상승했다. 한류의 현재 인기와 대중화 정도를 나타내는 '한류현황지수'는 2021년 3.2로 전년에 비해 4.9% 증가했다. 한류의 성장 또는 쇠퇴 정도를 나타내는 '한류심리지수'는 123.2으로 6.2% 증가했다.

미국·영국·호주·남아공 등 과거 한류의 인기가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국가들에서 한류 대중화가 크게 일어났다.

[서울=AP/뉴시스]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 공연하는 블랙핑크 리사.
2020년과 비교해 한류콘텐츠 이용 다양성은 평균 4.9에서 5.4로, 이용 집중도는 평균 35.3에서 41.9로 증가했다.

특히 과거 한류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40대 이상 남녀와 10대 남성의 이용다양성과 이용집중도가 크게 증가해 성별·연령별 집단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었다.
글로벌 한류 트렌드.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진흥원 정길화 원장은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 등 인기 콘텐츠를 통해 한류 대중화가 진척된 부분은 고무적"이라며 "한류콘텐츠 제작시스템의 고도화, 전문인력 풀 확장을 바탕으로 국내외 자본 투자 역시 활발한 점을 고려한다면 한류는 정점이 아닌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 발간된 '글로벌 한류 트렌드'는 연간 한류 이슈를 분석하고 국가별 한류 현황을 요약한 핸드북이다.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는 진흥원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오는 15일부터는 교보문고 정부간행물 코너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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