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를 구입한 민모씨는 7일 테슬라 AS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민씨는 "테슬라 차량 자체는 매우 만족한다"며 "그러나 아직 AS를 받아본 적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고가 생기거나 차량에 하자가 발생하면 수리가 몇 개월 걸리고 부품 수급도 힘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테슬라 Y모델을 산 오모씨도 기자에게 "테슬라 AS센터가 전국에 9곳이라고 하지만 사고 수리를 할 수 있는 곳은 용인센터만 있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센터로 가면 사고 수리는 안되고 점검만 하고 바디샵으로 보낸다"며 "부품이 없거나 수리가 오래 걸려서 범퍼가 찍히면 그냥 3M테이프를 붙이고 다니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달 집중호우 때 테슬라 차량의 범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핀이 부러지면 범퍼를 갈아야 하는데 이것도 6개월이 걸린다고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는데 그마저 상하이 봉쇄로 오래 걸리는 것이다.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다른 완성차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에 대한 애정과 별개로 AS에 대한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게 많다.
전기차 동호회 카페의 한 회원은 "테슬라 운행 중 소음이 발생해 서비스센터를 갔지만 '테슬라 구조적인 문제'를 이유로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테슬라가 원래 자동차를 만들던 기업이 아니라 서비스 수준이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기준 3위(3만9500여대)다. 국내 소비자들의 테슬라 선호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AS센터수는 단 9곳 뿐이다.
심지어 서울 성수·강서, 경기 용인 등 수도권에 대부분 집중돼있다. 대구나 부산, 광주, 제주 등 지방 도시엔 각각 1곳만 AS센터를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테슬라 차주들은 수리에 오래 걸리는 정식센터보다 사설이나 공인 바디샵을 더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는 AS센터는 전국에 370곳, 기아는 280여곳, 르노는 190여곳에 달한다. 수입차 업체의 경우에도 국내 AS센터는 벤츠 56곳, BMW 68곳, 볼보 32곳 등이다.
정부도 테슬라에 칼을 빼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서비스센터나 인력 등 AS망 질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다르게 지급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차 보조금 변경안을 검토 중이다. 차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유지 보수 등 사후 관리도 꼼꼼히 보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AS센터가 9곳 뿐인 테슬라를 겨냥한 정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인데도 테슬라는 또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공개한 테슬라 가격표를 보면, 올해 7월 테슬라 코리아는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롱레인지·퍼포먼스 트림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후 판매가는 모델3 롱레인지 8470만원, 모델Y 롱레인지 9665만원 등이다. 모델3 롱레인지는 지난해 5999만 원이었던 가격이 올해 2470만원(41%)가 더 올라 8470만원이 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테슬라가 가격을 인상한 후 차량 품질이 높아지거나 눈에 띄게 기능이 변화한 것도 아니다"며 "지난 2월 우리가 조사한 결과 테슬라의 도어관련 결함은 1870건으로 나타나는 등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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