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지르며 스트레스 풀고, 양배추 밭에서 연인에 사랑 고백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정부가 내수 진작 차원에서 강하게 조였던 코로나19 관련 각종 제한조치의 고삐를 풀자, 최근 일본 각지에서 많은 인파가 밀집하는 대규모 행사가 다시 활기를 얻기 시작했다.
7일 NHK에 따르면 넓은 공원에서,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 등을 외치며 목소리의 크기를 겨루는, '큰소리 콘테스트'가 히로시마시에서 열렸다. 이 콘테스트는 큰 소리를 내어 평소의 스트레스 등을 발산 받고자 히로시마시가 처음으로 개최했다.
콘테스트가 열린 지난 4일에는 초등학생까지인 유아부와 일반부에 총 40명이 참가해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과 소원을 큰 소리로 외치고 계측기를 사용해 목소리의 크기를 겨뤘다.
참가자들은 개방감 넘치는 광장에서 10초동안 "많이 자고 싶다" 등 평소 마음 속에 담아둔 말을 외쳤다. 일반부에서 우승한 한 40대 여성은 "카프(야구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 A클래스를 포기하지 마"라고 외쳐 목소리 크기가 구급차의 사이렌과 비슷한 83.3데시벨을 기록했다.
또 히로시마시 니시구에서 참가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는 "안녕하세요"라고 세번 외치고 "평소의 울분을 풀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벤트를 기획한 히로시마시 삼림공원 관계자는 콘테스트 취지에 대해 "넓은 공원에서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이벤트를 생각했다"며 설명했다.
같은 날 광활한 양배추 밭 한가운데서 가족과 연인에 대한 사랑을 외치는 이벤트도 일본에서 양배추 산지로 유명한 일본 간토 지방 북서부에 위치한 군마현 쓰마고이무라 마을에서 3년 만에 열렸다.
이 행사는 지역 살리기의 일환으로 16년 전부터 매년 이 시기에 열렸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취소되면서 올해는 3년 만에 개최됐다.
올해 사랑고백 행사에는 유치원생부터 80세까지 20여명이 참가해, 많은 관광객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배추 밭의 중심에서 평소에는 좀처럼 입 밖으로 내어 말할 수 없는 가족이나 연인에 대한 사랑을 외쳤다.
이날 팔순과 결혼 50년을 맞은 한 남성 참가자는 "50년 전 아내와 함께 한 뒤 고생했지만 행복하다. 앞으로 살아 있는 한 뼛속까지 사랑할 거야"라고 외쳤다.
후쿠이현에서 온 한 남성은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3년분의 사랑을 아내에게 전하러 왔다. 긴장해서 손이 떨렸는데 (마음이)전해져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참가자의 아내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해주면 쑥스럽지만 기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