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해제에도 집값 더 하락…정부, '추가해제' 할까

기사등록 2022/09/06 13:00:10 최종수정 2022/09/06 13:02:43

국토부, 지난 6월 17개 시군구 규제 해제

17곳 중 14곳, 주정심 직전 대비 하락폭↑

추석 이후 주정심?…정부 "결정된 바 없어"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못 둥지섬 뒤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 2022.03.15.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6월 정부가 17개 시군구의 규제지역을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연내 규제지역 추가 해제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새 정부 첫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직전인 지난 6월27일과 가장 최근인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17개 지역 중 14곳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6개 시군구는 모두 주정심 전에 비해 집값 하락폭이 더 커졌다. 대전 유성구는 주정심 직전 변동률이 -0.08% 수준이었으나 이후 하락폭이 계속 증가해 지난달 29일 기준 -0.3%를 기록했다. 뒤이어 대전 서구(-0.10%→-0.31%), 대구 수성구(-0.16%→-0.32%) 등도 집값 하락세가 더 악화됐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비규제 지역이 된 11개 시군구 역시 3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더 큰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경북 경산시(-0.03%→-0.15%), 대구 동구(-0.08%→-0.18%), 대구 서구(-0.16%→-0.24%) 등이 그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30일 열린 주정심에서 대구 수성구 등 17개 시군구를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바 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지역 해제가 최소한의 완화에 그쳐, 주택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들이 쏟아졌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최근 미분양 증가세가 뚜렷한 대구, 대전, 창원, 경산 등 지방 17개 지역에 대해 규제지역을 해제했다. 또 대부도, 풍도, 제부도 등 수도권의 화성·안산 일부 동(洞)에 대해서도 규제지역을 해제했다. 관심을 모았던 세종시의 경우 현행 규제지역 지정을 유지했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에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요구하는 지자체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부산시는 지난달 30일 16개 자치구 중 조정대상지역인 14곳을 모두 해제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경상남도도 지난 2일 창원시 성산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인천은 시의회에서 규제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추석 이후 국토교통부가 주정심을 다시 개최해 규제지역 101곳의 해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6월 1차 규제지역 해제는 미흡했다고 보고 있다"며 "상황 변동을 지켜본 뒤 필요하다면 연말 이전에도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추석 이후 규제지역 추가 해제 일정 등을 발표한다는 일부 보도에 관해 "시장 상황·주택 수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부동산 제도의 질서있는 정상화를 추진 중에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정책 과제 및 정책 발표 일정 등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 협의가 이루어지거나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한편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이 추가로 해제되더라도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거래시장에 활력이 떨어진 이유들은 경기 둔화, 물가 상승, 집값 고점인식 등 굉장히 거시적인 이슈들"이라며 "규제지역 해제가 된다고 해서 거래가 활성화되리라는 보장도 저는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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