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볼까]'인생 콩국수', 이제 1년 뒤…인천 청라 '두계면옥'

기사등록 2022/09/06 11:39:59 최종수정 2022/09/06 12:02:43
인천 청라 '두계면옥'의 '콩국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여름이 저물어간다. 있을 때는 싫고 지겨운 것이지만, 막상 떠난다니 아쉽기 그지없다.

하지만 기자가 여름을 보내기 아쉬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이제 일 년 동안 이것을 먹지 못하는 탓이다.

바로 인천 서구 청라동 '두계면옥'의 '콩국수'다.  

분식집부터 국숫집까지 안 파는 곳이 없지만, 맛있는 것을 찾기도 힘든 것이 콩국수인데 이 집 콩국수를 맛보면 요즘 유행어처럼 '인생'을 붙여 '인생 콩국수'라고 부르는 다.

지난해 8월 개업한 이 집은 콩국수로 곧 지역 주민들 사이에 '청라 맛집' '인천 서구 맛집' 등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손님이 너무 몰리면서 확보해둔 콩이 다 소진되면서 한 달도 안 돼 콩국수 판매를 중단하고, '곰국시' '만두' '만둣국' 등 가을·겨울 메뉴로 전환해야 했다.

한우를 활용한 이들 '명품급' 음식을 즐기면서도 이 집 콩국수를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리던 손님들은 6월 재개한 이 집 콩국수와 함께 무더위와 늦은 장마, 심지어 호우로 채워진 올여름을 건강히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집 콩국수가 여타 콩국수와 다른 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국수 위에 소담스럽게 올려놓은 '식용 꽃'도 돋보이지만, 핵심 요소들이 모두 특별하다.

먼저 콩이다. 경기 파주시 민통선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장단콩, 그중에서도 가장 좋다는 '이열'만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것도 껍질도 벗겨내고, 반을 쪼개 씨마저 빼낸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런 정성으로 골라낸 것들을 10시간 동안 물에 불린 다음에야 사용한다. 콩물이 정말 진하고 고소한 건 역시 콩이 달라서였다.
인천 청라 '두계면옥'의 '콩국수'(오른쪽)와 '한우 물회'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전동 맷돌이다. 콩국수는 콩을 먹는 것이 아니라 콩물을 먹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만큼 콩물이 중요하다. 보통 콩국숫집은 콩물을 물에 불린 콩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 만든다. 이와 달리 이 집은 불린 콩을 수천만원짜리 전동 맷돌에 넣고 갈아내 콩물을 만든다. 마실 때 분명 콩물은 걸쭉하지만, 입이나 목에 뭔가 걸리는 듯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두유처럼 벌컥벌컥 마실 수 있다.

끝으로 면이다. 이 집은 경기 이천시의 면 장인과 협력해 이 집만을 위한 면을 만들어 쓴다.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찰진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겨우 콩국수를 만드는데 이런 정성을 쏟는 이유는 이 집 주인이 '한식 대가' '현대판 대령숙수(待令熟手·조선 시대 궁중의 남자 조리사)' 등으로 유명한 유민수 대표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콩국수를 만들고 싶었던 평소 꿈을 이제야 이루게 된 만큼 더욱더 정성껏 준비했다.

올해 콩국수는 추석 연휴 전날인 8일까지 판매한다.

9일부터 12일까지 추석 연휴에는 쉬고, 13일부터 장단콩을 활용한 '순두부' 등 가을·겨울 메뉴를 시작할 예정이다.

결국 인생 콩국수는 사흘만 먹을 수 있고, 내년 여름을 기약해야 하는 셈이다.
인천 청라 '두계면옥'의 '한우 물회' *재판매 및 DB 금지

시원한 육수에 각종 채소와 배를 넣고 그 위에 듬뿍 올린 한우 육회를 '물회'처럼 먹는 또 다른 여름 별미인 '한우 물회'는 당분간 남아 아쉬움을 달래준다 해도 그 빈 공간은 당분간 클 듯하다.

추석, 설 연휴를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좌석은 48석. 배달 판매는 하지 않고, 홀 영업과 포장 판매만 한다. 청라 맛집 거리에서 드물게 대형 무료 주차장을 갖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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