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與, 朴탄핵 때 보다 더 위험…대구, 죽비 들어야"(종합2보)

기사등록 2022/09/04 16:30:55 최종수정 2022/09/04 16:32:51

"새 비대위 구성 당헌당규 개정, 월권·반헌법적"

"윤핵관, 호가호위 간신들…국회의원 배지 떼야"

尹 겨냥…“국민에겐 尹 정부 지적할 자유 있어"

경찰 소환에 "이재명씨와 다르게 출석 거부 의사 없다"

추가 징계시 신당 창당 질문엔 "윤핵관이 창당할 것"

대구 의원에 "싸움 벌어져도 바다 밖으로 매번 도망쳐"

"이준석 정치, 朴 키즈·내부총질 얘기 들어도 할 말 하는 것"

[대구=뉴시스] 고여정 기자 =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 거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대구 시민들을 만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9.04 ruding@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이지율 최영서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과 그의 전위대 역할을 하는 초선 의원들에 대해 "호가호위하는 간신들"이라고 직격하며 심판을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당내 상황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더 위험하다며 대구가 죽비를 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대구 중구 대봉동에 있는 김광석거리 김광석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과 전위대 초선 의원들이 일부 양심 있는 사람들을 집단린치하고 있다"며 "대구는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핵관과 초선 의원들을 겨냥해 "그들이 뭐라 하든지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 모두, 특히 국민의힘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에 대해 지적할 자유 만큼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지적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대통령인 당원도 당 대표의 행동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내부총질이라고 지적하고 그 모욕적인 내용을 회람할 수도 있다. 그것은 본질에서 동일한 자유"라며 "그래서 저는 그 자유를, 본질적으로 동일하게 향유하기 위해서 그들이 뭐라 하든지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준비하는 데 대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자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법원이 지난달 26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직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이후 이 전 대표가 현안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밝힌 자리다.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새 비대위 출범을 예고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지금 대구의 정치가 과연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가. 세금에 허덕이고 고생할 국민을 위해 자기 이야기를 하던 정치인은 배신자로 몰고, 대구시민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오늘도 초선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전위대가 돼 활동하고 있다"며 유승민 전 의원과 대구 지역 초선 의원들을 비교했다.

이어 "사자성어만 보면 흥분하는 우리 당의 의원들 중에서 작금의 상황을 표현하자면 지록위마"라며 "윤핵관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했을 때, 왜 초선의원들이 그것을 말이 맞다고 앞다퉈 추인하며 사슴이라고 이야기한 일부 양심 있는 사람들을 집단린치하나. 초선이라서 힘이 없어서 그렇다는 비겁한 변명을 대구에서는 앞으로 절대 받아주지 말라"며 비대위 전환에 앞장선 TK 지역 초선 의원들을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대구의 의원들은 누구를 위해 싸웠고 무엇을 위해 희생해 왔으며 지금 어떤 탄압을 감내하고 있느냐"며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렵게 되찾아온 정권, 그리고 처음으로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한 대선의 결과, 이것이 결코 무너지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공천 한번 받아보기 위해 불의에 귀부한다면 그 권력자가 아니라 대구시민들이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대구=뉴시스] 고여정 기자 =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 거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대구 시민들을 만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9.04 ruding@newsis.com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언급하며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당시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은 공부할 만큼 했는데도 지성이 빈곤한 것이겠나 아니면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겠냐"며 윤핵관을 직격했다.

이어 "대법원에서도 '양두구육'은 문제없는 표현이라고 적시한 마당에 이것을 문제 삼은 사람들은 지시를 받았다면 사리분별이 안되는 것"이라며 "지시도 없었는데 호들갑이면 영혼이 없으므로 배지를 떼야 한다"고 했다.

◆"새 비대위 구성, 반헌법적…윤핵관은 호가호위 간신"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선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것도 당연히 자유의 범위에 들어간다.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 하는 것도 당연히 자유의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자유의 범주를 넘어서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서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며 "헌법과 당헌당규를 헌신짝처럼 여기는 집단이 앞으로 누구를 비판하겠냐"며 당 비대위 출범의 위법성을 거듭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했던 그 검사는 이제 대통령이 됐다"며 "대구 시민 여러분이 탄핵의 강을 넘고 압도적인 투표로 그 약속을 실현시켜 주셨다. 대구가 한번 더 기적에 앞장섰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 그리고 대구의 정치인들이 비겁하지 않게 독려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제가 대구에 내려와서 어디 시장에만 들른다고 해도 원래 국민의에선 미관말직에 있는 당직자도 와서 줄 서는 게 정상"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한 분도 함께하지 않은 건 바로 이 당이 갖고 있는 찍히면 죽는다는 문화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문일답을 통해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관계자)을 겨냥해 "호가호위 하는 간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설치를 위한 당헌 개정안 투표에 착수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위인설법(爲人設法)하지 말라고 했다. 사람을 상정해놓고 법 만드는 거는 잘못 됐다는 뜻"이라며 "굳이 사자성어를 들먹이지 않아도 소급 입법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금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양심이 없는 정당이라고 표결로 드러날 경우 그들이 도태될 수 있다는 믿음을, 불안감을 시민들이 심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그분들이 무엇을 위해 그들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안타깝게도 상임전국위원회는 그걸 막아내는 보루가 되지 못했다"며 "혹시라도 이 영상 보고 계신 전국위원들이 계신다면 양심을 걸고 행동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윤핵관을 직격했다. 그는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가 영조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강조한 뒤 "만약 아쉬운게 있다면 우리 정치권에 으뜸가는 사람과 그렇게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그 위세를 빌려서 호가호위 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이 시대의 박문수가 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그 사람들 참 졸렬하게도 그들이 가진 신임이라든지, 그들이 가진 막강한 힘 바탕으로 암행어사가 된다든지, 직언하는 레드팀이 되기 보다는 호가호위하는 그저 그런 간신이 된 것"이라며 "저는 그 사람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정치하는 게 제 목표"라고 강조했다.

◆"경찰 소환, 출석 거부 의사 없어…신당 창당 안 해"
[대구=뉴시스] 고여정 기자 =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 거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대구 시민들을 만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9.04 ruding@newsis.com

이 대표는 경찰이 성상납 의혹 관련 출석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저는 이재명씨와는 다르게 저는 출석 거부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측에서 저한테 문의가 왔다. 저는 제 변호인과 상의하도록 일임했다"며 "변호인이 현재 당내 가처분 상황, 당내 절차와 상충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갈등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윤 대통령이 작금 상황에 대해 후회할지 안 할지 예단하고 싶지 않고 지금 후회 하는지 안 하는지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왜냐면 모든 것은 부메랑"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추가 징계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제가 창당을 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는 사람이 더 이상 둘 무리수가 없을 때 창당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창당 영광은 그들에게 남겨두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징계라고 하는 것이, 법체계도 그렇고 모든 징계라고 하는 것은 형평이 무너진 순간 그것은 위력을 잃는다"며 "만약 제가 사자성어를 썼다고 해서 징계된다고 하면 이건 역사에 길이 남을 조롱거리 될 것이다. 저는 앞으로 사자성어를 썼던 모든 정치인을 여러분이 윤리위에 회부해주실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어제 김웅 의원이 어느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요즘 당내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촌철살인이라는 표현을 쓰면 사람을 죽였다고 성낼 사람도 있다'"며 "이 정도로 당이 조롱당하려고 하면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있는 거다. 저는 오늘 제가 썼던 지록위마라고 하는 표현은 어느 누구도 말이나 사슴에 비유한 내용 아니라는 것을 의원 모두에게 알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준석 정치, 박근혜 키즈·내부총질 얘기 들어도 할 말 다 하는 것"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구 칠곡시장 방문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가 정치적 의도에서 대통령 행보를 의식해서 움직이고 했다면 아마 이보다 좀 더 넓은 공간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며칠 전부터 얘기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 내일 전국위도 있다고 하는데 그에 앞서서 제 입장을 표명하고 싶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대구 정치인(국회의원)이 12명 있나. 그 열두척의 배가 정신만 차리면 대한민국 정치, 특히 보수정치를 바꿔놓을 수 있다. 지금 대구 12척 배는 싸움이 벌어져도 매번 저 바다 밖 뒤에 가서 도망쳐 있는게 일이다.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독려해주는 것이 여러분의 역할"이라고 새 비대위 전환에 동조하거나 침묵하고 있는 대구 지역 의원들을 거듭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대구에서 정치 안 하고 수도권에서 어려운 정치 할 것"이라며 "대구와 진짜 관계가 깊고 대구에 애착이 많고 길을 걸으면서 미리 대구에 대한 고민을 한 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황조근정훈장 받은 사람보다 앞서서 여러분의 대표로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지역 정계 판갈이를 호소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치관을 묻는 질문엔 "박근혜 키즈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결국에는 할 말은 하고, 내부총질이라는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할 말 하는, 누군가는 왜 집권 3~4개월 차에 싫은 소리를 하냐고 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그런 얘기하는 게 아마 이준석 정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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