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뉴시스]이동민 기자 = 전북 정읍에서 50대 남성이 한 부부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초기 현장에서 증거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 1개를 발견하고 수거해갔으나 혈흔이 묻은 흉기가 피해자에 의해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실상 핵심 증거물이 현장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A(51)씨는 지난 8월 3일 오전 11시 54분께 정읍시 연지동의 한 도로에서 B(40)씨와 C씨(37·여)의 목과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이후 A씨는 피해자 B씨의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고속도로로 도주했고,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서대전 IC인근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도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목을 흉기로 찌르는 등 자해했으나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를 수거하고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쳐 지난 10일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렇게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피해자 차량에서 혈흔이 묻은 또 다른 흉기가 발견되면서 경찰수사가 미흡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피해자 B씨가 카니발 차량을 정리하던 중 팔걸이 보관함에 혈흔이 묻은 흉기를 찾았기 때문이다.

B씨는 즉시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으나 경찰은 "범행 도구는 이미 수거해서 검찰에 송치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B씨 차량 안에서 발견된 흉기에서 피해자 B씨와 C씨의 혈흔이 발견될 경우 경찰은 부실 수사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금 당시 사건 증거기록들을 모두 확인하고 있다"며 "경찰이 수거한 흉기는 현재 과학수사대에서 혈흔 감정하고 있고 아직 회신을 받지 못해 정확한 내용은 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dongm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