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가짜 무기 배치…러시아 미사일 ‘헛방’ 유도(영상)

기사등록 2022/08/31 16:11:10 최종수정 2022/08/31 16:39:40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로켓 발사대의 모조품을 곳곳에 배치해 러시아 군이 가짜 무기를 향해 미사일을 쏘도록 하는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출처: AP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비해 전력이 부족하지만 전략은 앞선다. 미국이 지원한 로켓 발사대의 모조품을 곳곳에 배치해 러시아 군이 가짜 무기를 향해 미사일을 쏘도록 하는 속임수를 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나무로 제작된 모조품들은 러시아 정찰 드론의 렌즈로는 진짜와 구별이 안 된다. 

모조품이 전장에 배치된 후 수 주일 만에 러시아는 이 가짜 무기들을 겨냥해 10기(基)가 넘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모조품을 더 만들어 배치했다. 

가짜 무기는 전력에서 월등한 러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비대칭 전략’ 중 하나다.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이 지원한 하이마스(HIMARS·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를 많이 파괴했다고 뽐내왔다.

한 미국 외교관은 “러시아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준 것보다 더 많은 하이마스(16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하이마스는 사거리가 80km에 달해 동부와 남부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고, 군 기지와 공급망을 파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는 지난 달 장군들에게 최우선으로 하이마스부터 파괴하라고 지시했다. 

쇼이구와 러시아 국방부 관리들은 거의 매주 하이마스와 다른 로켓 발사대를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펜타곤은 총 16대의 하이마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는데 몇 대가 작동 중이고 몇 대가 파괴됐는지 알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를 ‘가짜 하이마스’가 설명해준다.

모조품으로 적을 속이는 전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사용돼왔다.

포격전이 진행 중인 와중에 우크라이나는 이 전략을 통해 러시아의 무기고를 축낼 수 있다.

또 러시아 군이 하이마스의 사거리를 의식해 무기고를 전선에서 훨씬 후방으로 배치하게 만드는 등 전략적 이점을 취할 수 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지난 주 군 병력을 13만7000명 증강하는 법령에 사인을 해, 전쟁 지속 의지를 과시했다.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적과 맞서기 위해 가짜 무기뿐 아니라 온갖 비대칭 전략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8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