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자금 투입된 상장사 인수·횡령
1심, 최대 징역 12년 이르는 형 선고
2심 "피해회사 경영위기 초래" 실형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자금이 들어간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M&A 방식으로 인수한 후 회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 6명이 2심에서도 최대 징역 9년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서울고법 형사12-3부(부장판사 김형진·김길량·진현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1심과 달리 징역 9년 및 벌금 7억5000만원을, 김모씨와 또다른 이모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7억5000만원을, 박모 전 리드 부회장에게 징역 9년 및 벌금 7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강모씨에게는 1심과 달리 징역 3년이 선고됐고, 또 다른 가담자로 조사된 이모씨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사정 등을 참작하면서도 전문직 종사자 등이 포함된 피고인들이 직무상 기회를 이용해 범행한 것이라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 회사들은 지급불능 상태가 초래돼 경영위기에 빠지고 회생절차를 거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피고인들 중 5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5명 중 4명은 이후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았는데,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돼면서 보석이 취소됐다.
지난해 5월 1심은 이들이 무자본으로 회사를 인수한 후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식으로 범행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고, 서로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모씨와 김모씨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억5000만원을 선고하고 공범들에게도 징역 3년~7년, 징역 2년6개월의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이씨 등은 라임 자금 약 1000억원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모머티리얼즈와 블러썸엠앤씨 등 두 회사를 인수한 후 회사 자금 약 5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020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박 전 부회장은 이씨, 김씨와 함께 공모해 에스모머티리얼즈를 무자본 M&A로 인수할 계획을 갖고, 이후 해당 회사 자금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으로 인출하는 등 사적 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조사돼 주범 격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에스모머티리얼즈를 인수한 후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사업을 벌일 것처럼 꾸며 수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후 이 돈을 다른 용도로 활용해 불법 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에스모머티리얼즈 주식 90만주를 최초로 인수할 때도 사채업자에게 해당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157억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을 마련했음에도 이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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