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보호 정책토론회 개최
김명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국제적 동향과 바람직한 법제화 방안’ 발표
"실효 위해선 국외 데이터 이전 강화해야" 지적도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가 아동·청소년의 '잊힐 권리' 법제화를 오는 2024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잊힐 권리' 보호 대상이 되는 연령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아동·청소년 당사자가 올린 온라인 게시물을 삭제 혹은 블라인드(숨김처리) 해주는 '잊힐 권리'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본인 스스로 올린 글과 사진, 영상이 주 대상이지만, 다른 사람이 이를 퍼날라 옮긴 사이트의 게시물도 그 대상이 된다. 이후 가족이나 제3자가 올린 아동·청소년 게시물로 대상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잊힐 권리' 보호를 받는 연령대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성인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가령 만 16세만 돼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아동·청소년의 잊힐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데이터가 이전될 수 있는 요건을 국외 이전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김명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보호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아동·청소년의 잊힐 권리 법제화 방안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김 연구위원은 우선 아동·청소년의 잊힐 권리가 필요한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구끼리 찍은 사진, 영상을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가 원치 않는 경우에도 SNS를 통해 사진 등이 쉽게 확산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청소년 단계를 지나면서 외모도 많이 바뀐다”라며 “(시간이 흐르고) 잊힐 권리를 행사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잊힐 권리 도입에 우선 나서는 이유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개인정보 침해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낮고, 권리 행사가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날 토론회도 현장의 목소리를 잊힐 권리 법제화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연구위원은 잊힐 권리 법제화에 적용되는 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법 4조에서 규정한 만 19세로 상향하거나, UN아동권리협약과 아동복지법에서 명시한 만 18세를 제시했다. 다만 그는 “해당 아동이나 청소년의 의사 결정을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 없이 연령만 상향 조정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의 잊힐 권리 강화를 위해 국외이전 요전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개인정보가 국외로 이전되고 나면 감독, 구제가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가 국외로 이전될 경우 잊힐 권리의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개인정보가 프로파일링 등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프로파일링은 개인의 사적인 측면(직장내 업무수행·경제 상황·건강·개인적 취향 등)을 분석, 예측하기 위한 자동화된 처리를 말한다.
김 연구위원은 “유럽에서는 유럽 개인정보보호 규정(GDRP)를 통해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에 대한 프로파일링 등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잊힐 권리 법제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청소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어떤 부분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아동·청소년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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