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의결했지만 당내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29일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전 최고위원과 비윤계 김병욱 의원 간의 설전이 오갔다.

발단은 3선 김태호 의원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페이스북글을 공유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에 김 의원도 의원총회 결정을 비판하는 페이스북글을 단톡방에 올렸다.

김 의원이 공유한 글에는 "이준석 당 대표를 내쫓기 위해 작위로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쇼를 벌인 것은 부당하며 위법이니 이준석의 당 대표 지위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법원 결정의 핵심이 아닌가"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이준석 하나 품지 못하면서 누구를, 어느 국민을 포용한단 말이냐"며 "지금 우리 당은 오만과 독선에 중독됐다. 그 독을 치유할 유일한 해독제는 뉘랄 것 없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용기"라는 주장도 담겨있다.

이를 두고 배 전 최고위원은 "지금 존경하는 우리 김병욱 의원님께서 저와 윤영석 의원님의 결단을 '사퇴쇼'라고 하신 것이냐"며 "말씀을 좀 가려 했으면 좋겠다. 당직을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는데 동료 의원들을 함부로 재단하는 커뮤니티 수준의 글 공유는 삼가기를 요청드린다. 국회의원이신데"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일부 저급 유튜버들의 앵벌이 주장이 당 의원총회장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국회의원으로서"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의 설전에 이양수 의원이 중재에 나섰고 김 의원이 사과를 하면서 마무리됐다. 이 의원은 "우리가 싸우면 안 된다. 의총에서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면 됐지, 이걸 갖고 서로 싸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배 전 최고위원은 "이 의원의 말씀에 적극 동감한다. 저도 함께 새기고 신중하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했고, 김 의원도 "존경하는 우리 배 의원님 개인을 두고 드린 말씀이 아니다. 제 의도와 달리 배 의원님을 불편하게 해서 사과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주말인 지난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법원 가처분 결정 인용에 대한 이의신청 및 항소 등 불복 절차 결정 ▲당헌·당규 개정 후 새로운 비대위 구성 ▲윤리위에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촉구 ▲사태 수습 후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 재논의 등 4가지 사안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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