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에너지 가격 급등에 문 닫거나 생산량 못 채워"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유럽 경제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하자 빵집부터 의류, 카펫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많은 소규모 기업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철강, 화학물질, 비료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대기업들도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유럽 중소기업들은 에너지 가격이 더 낮은 유럽 이외 지역으로 생산을 이전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도이체방크의 기업대출 책임자 호크 버크하트는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 인상이 중소기업에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기 전 협상한 장기 에너지 계약의 혜택을 받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직원이 250명 미만인 회사는 EU 기업의 약 99%와 GDP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약 1억명을 고용하고 있다. 알리안츠는 금속, 펄프·제지, 식음료, 섬유제조업체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문을 닫는 곳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카트린 밴던호이블은 최근 벨기에 앤트워프 외곽의 한 마을에서 가족들이 운영하던 식료품점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높은 천연가스 요금을 충당하기 위해 매달 3000개의 빵을 더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더이상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에선 민간이 운영하는 섬유공장이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천연가스 절약을 위해 일부는 보일러 가동 일수를 줄이거나 직원들의 휴가를 연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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