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파니오니아]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
NAC 시장서 API 공개해 누구나 연동할 수 있도록 유도
해외서 기술력 인정받아…가트너 선정 ‘글로벌 톱5 NAC 업체’에 포함
지난해 기준 EDR 공공조달 시장서 점유율 1위 기록
이동범 대표 “NAC 이어 EDR서도 고객 확대에 집중”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우리가 처음부터 1위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1위 사업자는 A부터 Z까지 단일 브랜드 시스템을 갖춰야만 구동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대로 우린 어떤 시스템과도 연동해 쓸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습니다. 순식간에 지니언스 제품은 연동성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시장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가 밝힌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시장 1위 등극의 비결이다. 기술력이 뛰어나도 고립된 생태계를 고집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미다.
지니언스의 주력 사업은 NAC 보안 솔루션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단말기로 기업 네트워크와 특정 시스템에 접속할 때 사전에 허락을 받은 인가자인지 여부를 가려 비인가자의 접속을 차단하는 제품을 말한다. 단말기의 종류, 현재 보안 설정, 단말 상태 등을 확인해 관리자가 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단말기만 네트워크 접속을 허용한다. 지니언스는 지난 17년간 국내 NAC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공공시장 조달율이 60~7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겨룰 상대가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니언스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 초 글로벌 정보기술(IT)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가 선정한 ‘글로벌 톱5 NAC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시스코, HPE 아루바, 포어스카우트 등 쟁쟁한 글로벌 사업자들이 포함됐다. 이 대표는 “이들이 워낙 대형 빅테크들이지만 이들 경쟁사들도 국내에서는 우리 제품과 연동을 하기도 한다”라며 '연동성'이 지닌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29일 이 대표를 만나 향후 목표와 전략에 대해 들었다.
◆“NAC 경쟁력 발판으로 EDR 시장도 선도할 것”
지니언스의 국내 NAC 시장 지배력은 확고하다. 지니언스는 올 상반기 매출(연결기준) 15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5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18억원)은 무려 131%나 증가했다. NAC 신규 매출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지니언스는 NAC 시장 경쟁력을 발판으로 신규로 추진 중인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제품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DR은 노트북, 스마트폰 등 사용자 단말기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해킹 위협을 탐지하고 정보유출 등 후속 피해를 막는 보안 제품군이다. 신종 공격에 취약한 기존 안티바이러스 제품과 달리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비정상 공격 패턴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지니언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누적 EDR 고객 120곳을 돌파했다. 또 지니언스는 지난해 기준 공공 조달시장에서 점유율 79%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2017년 EDR 출시를 준비할 당시 외부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이 대표는 “지니언스가 NAC 시장에서는 잘한다는 것은 국내외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었지만 EDR 진출에 대해선 기존 엔드포인트 사업자들에게 밀릴 것이라고 대부분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시장에 '지니안 EDR'을 선보이고, 고객의 피드백 등을 반영하며 제품이 고도화됐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EDR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현재 EDR 시장은 초기다 보니 대형 고객들 위주로 구성돼있다”라며 “그래서 규모는 작더라도 프로젝트 성격으로 고객이 원하는 점들을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고객층은 넓어지고 시장은 커지고 있다”라며 “EDR 사업에서 좀 더 고객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문도 계속 두드린다…박람회 등 통해 기술력 알려”
지니언스는 지난 2016년 미국법인을 설립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 2020년 보스턴에 있던 미국 법인을 실리콘밸리로 이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글로벌 IT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 성장의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시스코, 포어스카우트, HPE 아루바, 펄스시큐어 등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사업자들과 그들의 안방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게 결코 녹록한 일은 아니다. '골리앗과의 싸움'이나 진배 없다. 이 대표가 선택한 전략이 구독 서비스 모델이다. 지니언스는 미국 시장에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도입이 간편한 클라우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NAC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대부분 구축형 모델로 NAC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는 “현지에 영업조직을 두는 대신 상세한 영문 매뉴얼 공개, 고객 문의에 엔지니어 응대 등을 하고 있다”라며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효율적인 사업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직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계속 문을 두드려 나간다는 게 이 대표의 의지다. 지니언스가 해외 박람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이유다.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콘퍼런스 ‘RSA 2022’에도 국내 보안업계 중 유일하게 단독 부스로 참가했다. 이 대표는 “지니언스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해외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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