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해수욕장 녹조 조사 결과 발표
다대포해수욕장에 뇌질환 유발 녹조 동성물질 검출
"정부, 낙동강 녹조 문제 사실상 방치 수준"
25일 오전 대한하천학회와 낙동강네트워크, 부산·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 결과 발표 온·오프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참석해 낙동강 상황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8월 4~6일 환경단체들은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과 함께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을 구성해 낙동강 하구부터 영주댐까지 주요 지점에서 채수와 퇴적토를 수거한 후 효소면역측정법(ELISA kit)을 이용해 녹조 독소분석을 진행했다.
이어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서도 다량의 녹조가 발견돼 지난 12일 오전 관할구청이 입욕을 금지함에 따라 추가 조사도 함께 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남세균 신경독소 BMAA(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beta-Methylamino-L-aladine)은 알츠하이머 치매, 루게릭병,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검출이 국내 첫 사례다.
임희자 위원장은 "다대포해수욕장 연안과 낙동강 하구둑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채수해 분석한 결과 BMAA가 1.116ppb가 검출됐다"면서 "이번 BMAA 검출은 녹조 독소에 따른 피해가 강뿐만 아니라 바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은주 사무처장은 조사 당시 상황에 대해 "해수욕장 주변 연안과 모래사장에 다량의 녹조 알갱이들이 보였다"며 "해수욕장 등지에서 확인된 녹조는 낙동강 녹조 대규모 창궐 시기 수문개방에 따라 확산했다. 수문개방은 녹조 번성 시기 이전부터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완전 수문개방과 자연성 회복이 녹조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 경남 양산 지역 논과 수상 레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낙동강 레포츠벨리에서도 각각 1ℓ 당 5079ug, 388ug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는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USEPA)가 허용하는 기준치(1ℓ당 8ug)에서 각각 634.9배, 48.5배에 달하는 수치다.
박창근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낙동강과 그 주변에 독성물질이 우글거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낙동강은 죽음의 강이 됐다"며 "이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정부는 먼 산만 쳐다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이 녹조 창궐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고 환경부가 적극적인 정책 변화가 있어야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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