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초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었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을 올해 안에 시작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올해 공사를 시작하면 2024년 하반기엔 공장을 완성할 수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해 받지 못하는 전기차 보조금 때문에 시장점유율 이탈을 우려한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모델를 판매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조립 라인이 없어 5개 모델 모두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GV70 전기차와 EV9 등 일부 차종은 기존 미국 생산 라인을 전환해 현지 생산할 계획이지만,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 등은 여전히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력 차종은 장기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가 조금씩 넓히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전기차 점유율에서 테슬라(70%)에 이어 2위(9%)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비록 2위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약 4만대의 전기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등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며 성장 중이었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지 못해 가격이 오르면 경쟁력에서 밀리고 결국 시장 선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비슷한 성능인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4만4000달러(5800만원)로 아이오닉 5보다 500만원가량 비쌌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포드 머스탱 마하E가 아이오닉 5보다 450만원 정도 가격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 문제로 조지아주 공장 설립 시기를 앞당기고 또 한편으로는 일정기간 가격 할인 등의 프로모션(판촉활동)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서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보전해준다면 수익성은 줄어들겠지만 시장점유율은 확보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에선 점유율이 중요한 만큼 현대차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연내 조지아주 공장 착공을 목표로 알고 있다"며 "그 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해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법으로 인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이 기존 72개 모델에서 21개로 축소됐다.
지급 대상 차종은 아우디 Q5, BMW X5와 3시리즈 플러그인, 포드Mach-E, F 시리즈, 에스케이프 PHEV와 Transit 밴, 크라이슬러 Pacifica PHEV, 지프 그랜드 체로키 PHEV, 랭글러 PHEV, 링컨 에비에이터 PHEV, 코세어 플러그인, 루시드 에어, 닛산 리프, 볼보 S60, 리비안 R1S와 R1T 등이다. 테슬라와 GM 전기차도 받는다.
반면 현대차그룹, 포르쉐 등이 판매하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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