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심 괴리 키울 '권리당원 투표' 당헌 안 돼"

기사등록 2022/08/22 16:27:15

'전대 보다 당원 전원투표 우선' 조항 신설

"최고의결기구 무력화…16.7%가 좌지우지"

"목소리 크고 선거서 패배하는 정당 안 돼"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가 열린 21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2.08.21. leeyj2578@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2일 '권리당원 전원투표 우선' 당헌 신설에 대해 "자칫 일부 강성 목소리만 과대대표되는 일이 될 수 있어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면서 재고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모든 선거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9일 열린 당무위원회에선 '전당대회 의결보다 권리당원 전원투표가 우선한다'는 당헌 조항을 신설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안건은 오는 24일 중앙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그동안의 당 최고의결기구는 대의원대회였지만, 이 조항이 신설되면 대의원대회는 사실상 무력화 된다"며 "전당대회는 2년에 한 번 모이기도 어려운데, 당원투표는 수시로 가능하다. 당 최고의사결정 방식이 달라지는 중대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결기구라고 굳이 규정함으로써 대의원대회를 무력화하고, 중앙위원회도, 당무위원회도, 최고위원회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플랫폼을 통해 '탄핵도, 특검도 당원들이 결정하게 하자'는 주장을 했던 일이 떠오른다. 당의 혼란과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원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면 그 민주적 정당성도 확보되어야 한다"며 "현재 전당원투표의 요건은 당규상 3분의 1 투표, 과반 찬성이면 성사되는 구조다. 이론적으로 전체 당원의 16.7%가 당의 주요 정책과 당헌 당규 등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일부 당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고, ‘개딸에 장악된 정당’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것처럼 당원 과반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과정에서도 민주적이어야 하고, 그 내용에서도 충분히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한 목소리를 냈지만 선거에서 폭망한 황교안의 자유한국당의 길을 민주당이 따라 가서는 안 된다. 목소리는 크고 선거에서는 패배하는 정당, 저는 이것이 가장 두렵다"며 "비대위와 당무위원회가 이 부분을 재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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