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전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마을협동조합장 하면서 운영
구인회 회장 상업 입문 결정적 계기된 무라카미 가게터도 발견
이래호 전 경남개발공사 본부장 "흔적 잘 정리하면 관광 상품화 충분"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경남에서의 첫 사업과 경영 활동을 연구해온 이래호 전 경남개발공사 본부장은 "지수면 마을 주민들의 협조를 받아 현장검증을 거쳐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구인회 회장은 당시 25세이던 1931년 7월 부친이 준 2000원에 동생 철회가 조달한 1800원을 더해 포목점인 '구인회상점'을 열었고, 훗날 LG그룹 창업의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세계적인 기업이 된 LG그룹의 전신인 '구인회상점'이지만 약 100년이 지난 뒤 자서전이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정확한 위치나 자료가 남아있지 않았다.
LG와 GS 등 경남 진주시 지수면 지수초등학교 출신 대기업 회장이 무려 30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기업인들을 배출한 지역이지만 역사적인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제대로된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실정을 알고 팔을 걷어 부친 사람이 바로 이래호 전 경남개발공사 본부장이다.
이 전 본부장은 "구인회는 마을협동조합을 5년간 경영하면서 물건을 고르고 판매하는 법, 유통 과정 등 상업의 길을 체득하고, 1931년 진주에서 구인회상점을 시작으로 거대한 LG그룹을 세운 분"이라며 "당시 지수면의 상권을 독점한 일본인 무라카미가 운영한 상점터의 위치를 찾고 마을 주민들의 검증까지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라카미 상점은 당시 지수면의 가장 번화가에 위치해 지수상권을 독점 운영한 잡화점 가게로, 지수카페 옆 사거리에 있는 현재의 단독 주택자리"라며 "구인회가 조합장으로 경영한 마을협동조합과 지국장으로 근무한 동아일보 승산지국은 현재 지수면 사무소앞 농협 창고터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가게는 청년 구인회가 서울 중앙고를 중퇴하고, 1926년 고향으로 돌아와 상업의 길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상점이다.
아울러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매형 허순구가 진주에 최초로 세운 백화점인 문성당터도 생존하고 있는 가족들로부터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다"며 "뿐만 아니라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서울 고택에서 확보한 연도별 기록표를 통해 조홍제 회장이 진주 지수초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서울 중동학교와 협성실업학교 초등과를 졸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전 본부장은 "해방전 고향에서 경영한 군북면 군북산업 주식회사 터와 해방 후 조홍제 회장이 최초로 사업을 시작한 마산 육일공작소 터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며 "세계적인 기업을 세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경남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경제 흔적들을 잘 정리하면 관광 상품화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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