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해협 통과 등 군사활동 즉시 재개해야"

기사등록 2022/08/12 03:13:14 최종수정 2022/08/12 06:07:44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조언…"펠로시 순방 도발적"

[타이베이=AP/뉴시스] 중국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 소속 항공기들이 7일(현지시간) 대만 해협 일대에서 합동 전투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8.08.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한 가운데, 대만해협 통과 등 군사활동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11일(현지시간) '대만을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전쟁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런 조언을 내놨다.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기사에서 "양국 모두의 당국자들은 대만을 둘러싼 현상이 위험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대만 방문을 강행했다. 지난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땅을 밟은 것으로, 중국은 이후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펠로시)는 권리를 행사한 것이지만, 그 순방은 도발적이었다"라며 "이는 중국 공산당을 격분케 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이 떠난 뒤, 중국은 마치 봉쇄 예행연습을 하듯 대만 위로 미사일을 쏘고 포위 실탄 훈련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지난 50년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은 독재 정부에서 번창하고 자유로운 2400만 민주주의 국가로 꽃피었다"라며 "그들 시민은 본토보다 두 배 이상 부유하며, 그들 성공은 중국 독재 정권에 대한 암묵적 비난"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현상 변경에 주력한다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대만이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에서도 대만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발언이 나오지만 가장 현상 변경을 원하는 곳은 중국이라는 것이다. 특히 매체는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의 역할에 주목했다.

매체는 "중국이 부유해지면서 그(시진핑)는 추악하고 편집증적인 민족주의를 육성했고, 믿을 수 없는 외세의 손에 겪었던 모든 굴욕을 강조했다"라며 "그는 대만과의 통일을 오는 2049년 국가 부흥이라는 목표와 연결지었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중국 군대는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해 왔다"라며 "그 해군은 미국보다 더 많은 함정을 보유했고, 워싱턴의 일부 장성들은 향후 10년 이내에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계에서는 오는 2027년을 전후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는 역량 개발을 완수하려 한다는 경고가 꾸준히 나왔다. 아울러 워싱턴 싱크탱크 일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전제한 '워게임' 시뮬레이션도 실행 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힘을 과시하면서도 조정된 대응을 보였지만, 이번 위기를 이용해 대만의 영해·영공에 접근하는 데 새로운 경계선을 구축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만 고립 시도도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런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미국과 그 동맹이 해야 할 과업은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이런 노력에 저항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전의 위기로부터 지켜낸 규범을 재수립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즉시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라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그 사례로 대만해협 통과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제 수역에서의 작전 등이 언급됐다. 동맹과의 군사 훈련 확대도 같은 취지로 거론됐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동맹 안보에 대한 약속을 증명하려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향후 몇 주 안에 대만해협에서 표준적인 상공·해상 활동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매체는 아울러 "이런 (대만) 침공이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점을 중국이 납득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조언했다. 또 대만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방어전처럼 소형·이동식 무기 등에 기반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매체는 특히 "대만은 중국이 소화하기 어려운 '고슴도치'가 돼야 한다"라며 "우크라이나처럼 대만은 자국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더 보여줘야 한다. 그 병력은 오랫동안 부패와 낭비, 스캔들이라는 고질병에 시달려 왔다"라고도 꼬집었다.

기사에서는 한국도 언급됐다. 일본과 호주, 그리고 주요 7개국(G7)이 중국의 미사일 무력 과시 등을 규탄하는 동안 한국과 남아시아 국가는 어느 편을 택하기를 꺼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을 규탄하되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라는 조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은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라며 "시 주석의 최우선과제는 권력을 계속 장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취지로 "미국과 대만은 중국의 침공이 실패하리라고 증명할 필요는 어다. 단지 시 주석이 기다리기를 납득하도록 충분히 의문을 던져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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