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대회, 양대 노조 합산 2000여명 참석
"대기업 감세를 공무원 임금 깎아서 충당"
"대통령 불신임 투표로 분노 보여줄 것"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정부가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1%대로 묶고 인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공무원노조가 사실상 임금삭감 수준이라며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공무원노조는 임금 인상률을 7%대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노동계와 정부간 충돌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일대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공무원은 일만하다 죽어라 강요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는 양대 노조 합산 2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던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인원을 충원해 달라는 것"이라며 "물가와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임금 삭감만 막아달라는 것은 절박한 생존의 요구"라고 전했다.
공무원노조는 대기업의 세제 감면 혜택을 공무원 임금 삭감을 통해 충당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무원 임금 삭감을 추진하고 대기업에게 감세를 안겨주는 것은 공무원 임금을 깎아 세금을 충당하겠다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호일 전공노 위원장은 "집중호우에 잠기는 집들을 보면서도 재택근무로 재난을 지휘한 윤석열 정부가 우리에게 돌려주는 것은 사실상 임금 삭감과 인력감축이다"며 "공무원 인력 축소 계획을 폐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임금을 결정한다면 대통령 불신임투표 등으로 우리의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국 전공노 중행본부장도 "2년 넘게 코로나19 국가위기를 사명감 하나로 헤쳐왔는데 돌아온 건 정원 감축과 임금 동결"이라며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공무원 숫자는 가장 적고, 근무 조건은 열악하다. 후배 공무원을 지키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마무리에 앞서 양대 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진 등 40여명은 집단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 노조는 정부가 1%대 인상률을 고수한다면 준법투쟁과 정책찬반투표 등의 방식으로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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