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원장 "달에 헬륨-3, 희토류 등 밝혀진 희귀자원만 수십종"

기사등록 2022/08/05 18:17:43

"달 남극에 물 존재 확인돼 달 효용가치 더욱 커졌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사진=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동취재기자단 제공) 2022.08.05
[서울=뉴시스]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동취재기자단 =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5일 "헬륨-3, 희토류 등 달에는 밝혀진 희귀자원만 수십 종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우주 공간으로 쏘아올려진 다누리 발사 후 마련된 공동취재단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50년 전의 달 탐사는 일회성으로 그 자체가 최종 목표였지만 지금은 달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굴하는 등 지속할 수 있는 목표로 바뀌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두꺼운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태양풍으로 부터의 보호를 받는 지구와 달리 태양풍을 그대로 받는 달에는 약 110만톤에 달하는 헬륨-3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알렸다.

실제 헬륨-3는 1g을 핵융합하면 석탄 40톤어치 에너지를 내면서도 방사성물질을 내뿜지 않는 꿈의 연료다. 만약 100만톤만 있으면 인류 전체의 1년치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TV 등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이지만 지구에서는 생산지가 제한적인 전략자원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달 남극에 물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달의 효용가치는 더욱 커졌다"면서 "달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을 분해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해 생존에 활용하고 화성 등 더 먼 행성으로 가기 위한 로켓 등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전문

-다누리 발사 성공 의미는?

"달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달까지 약 4.5개월 비행을 해야 하는 긴 여정이 남아있다. 궤적 수정 기동 등 설계한 대로 달 궤도까지 무사히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을 넘어야 한다. 또한 달 궤도에서 1년 이상 운영되고, 6개 탑재체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목표를 달성해야 완전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연구진이 최선을 다해 연구개발에 매진한 만큼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그동안 국내 우주개발은 지구 저궤도 약 600km 내외, 정지궤도 약 3만6000km 내외였지만 이번 임무를 통해 지구에서 약 38만km 떨어진 달까지 대한민국의 우주 영역이 확대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우리나라 첫 달궤도선 다누리가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 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사진=SpaceX 제공) 2022.08.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 궤도가 흔치 않은 비행 궤적인데 성공할 것으로 보나?

"우리나라가 지구 궤도를 벗어나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것이 처음이다. 아시다시피 BLT 궤적도 통상적인 궤도가 아니다. 연료를 아껴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선택한 궤적이지만 최대 비행거리가 약 600만km에 달하는 만큼 우주 공간에서 이정도 거리의 비행을 계산한다는 건 상당한 모험이자 부담이었다."

"연구진들이 밤을 새워 논의하고, 회의하고, 계산하고, 또 했다. 최초 BLT 궤적 설계에 꼬박 7개월이 걸렸다. 당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애를 쓴 만큼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국 나사로부터 ‘이 분야에서 아주 큰 성과를 이루었다. 매우 우수해서 수정할 부분이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 우리 우수한 연구진이 최선을 다한 결과다. 그 이후 궤적수정기동을 포함한 최종 궤적설계를 하기 위해 약 2년의 시간이 더 걸렸다."

"달 궤도까지 가는 과정에서 태양전지판, 안테나 전개 등 정상 운영을 위한 작동과 점검을 수행하고 약 4.5개월 동안 최대 9번의 궤적을 수정한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지만 그동안 축적한 위성 기술이 집약되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NASA와 협력의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과의 국제협정을 통해 나사의 섀도캠이 탑재됐다. 우리가 섀도캠을 실어주면서 NASA는 다누리와 교신할 수 있는 심우주지상국을 통하여 다누리의 위성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런 우주 강국들과 협업은 우리처럼 뒤늦게 출발하는 심우주 탐사국에는 중요한 지름길이 된다. 단 시간 내 많은 기술을 확보할 수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보다 밀접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이다. 우주탐사에 처음 발을 들였고,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의지를 가진 대한민국에 아주 좋은 기회다."

-한국 뿐 아니라 올해 달 탐사에 나서는 국가가 있다. 달 탐사가 다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이 달 탐사선을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현재 19개국과 유럽 우주국(ESA)에서 106개의 달 궤도 및 달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50년 전의 달 탐사는 일회성으로 그 자체가 최종 목표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굴하는 등 지속할 수 있는 목표로 바뀌고 있다."

"특히 달의 남극에 물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달의 효용가치는 더욱 커졌다. 달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을 분해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해 생존에 활용하고 화성 등 더 먼 행성으로 가기 위한 로켓 등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달에는 밝혀진 희귀자원만 수십 종에 이른다. 그 중 관심을 갖는 건 바로 헬륨-3와 희토류다. 두꺼운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태양풍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지구와 달리 태양풍을 그대로 받는 달에는 약 110만 톤에 달하는 헬륨-3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TV 등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이지만 지구에서는 생산지가 제한적인 전략자원이다."

-달 착륙 계획은 어떻게 준비되나?

"2031년까지 달 착륙선을 우리 발사체로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달 착륙선의 임무와 설계안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착륙선을 달로 보낼 차세대발사체 개발도 추진해야 한다."

"차세대발사체는 100톤급 엔진 5기와 10톤 엔진 2기를 탑재한 2단 발사체로 개발할 계획인데, 2031년까지 총 1조933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통과할 경우 오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1.8톤 무게의 달 탐사선을 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