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코로나 치료제 치명률 절반으로 낮춰...적극 처방해 달라"

기사등록 2022/08/05 12:40:12 최종수정 2022/08/05 14:27:43

"증상 발현 초기에 바이러스 증식 잡아줘야"

"금기약물 확인 어려우면 라게브리오 처방"

"고위험군 재감염 더 안 좋아…4차접종 필요"

"오미크론 특성, 백신·치료제로 치명률 하락"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8.05. kmx1105@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코로나19 환자 진료기관에 팍스로비드와 렘데시비르 등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보다 적극 처방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정례브리핑에 참석,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효과와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치명률을 절반으로 줄이는 굉장히 훌륭한 약이기 때문에 꼭 의료기관에서는 끝까지 대상 환자를 파악해 처방을 해 주시길 원한다"며 "처방이 잘되면 전국의 지자체가 준비하는 일반병실, 중환자실 이후 이어지는 안타까운 사망 등을 다 절반씩이나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약"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활용하는 코로나19 치료제로는 먹는 치료제(경구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주사제 형태의 렘데시비르가 있다. 팍스로비드는 12세 이상, 라게브리오는 18세 이상 성인에게 투약 가능하다.

정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중환자실에 들어갈 확률을 58% 떨어뜨렸다"며 "제 때 쓰면 중환자가 될 확률이 절반이 감소하고 사망 위험도도 거의 50% 가까운 46%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먹는 치료제의 조기 투약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는 증상 발현 후 5일 내에 투약을 시작해야 중증·사망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

정 위원장은 "(증상 발현 후) 5일 안이라도 당일과 4~5일째 투여된 것과는 결과가 다르다"며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전에 초기에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며 가급적 확진 당일 처방 및 투약을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5월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약사가 취재진에게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보여주고 있다. 2022.08.05. kch0523@newsis.com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와 호흡기환자진료기관에 "환자 본인이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자, 가족이나 지인이 60세 이상이거나 만성병으로 계속 병원에 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이 약을 반드시 초기에, 가급적 진단 첫날 쓸 수 있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약물이 23가지에 달해 우리나라는 대상자에 비해 처방률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병용금기약물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차선책인 라게브리오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주사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에 대해서도 "입원환자에 쓰이는 것이지만 외래에서도 간단하게 투약을 할 수 있다"며 "혹시 경구치료제를 복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한 처방도 적극적으로 해 달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먹는 치료제 재고량은 72만3645명분이다. 지난 1월부터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환자는 30만7733명, 라게브리오 투약자는 3만1582명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에 두 번 이상 감염되는 재감염에 대해 고위험군 기확진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유행하는) BA.5 변이의 면역회피능력이 워낙 높기 때문에 아마도 조만간 재감염율 5%를 넘을 것이고 하위변이가 계속되는 이상 당분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나아가 "고위험군들은 재감염이 되면 조금 더 나쁘다는 미국 재향군인 대상 병원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4차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며 "그 외에는 각자 개인적인 방역을 잘 지켜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추가 사망자는 47명으로 75일 만에 가장 많은 수를 보였다. 반면 전체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0.13%에서 0.12%로 0.01%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유행 이후의 치명률이 0.02~0.04% 내외의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있어 지난 2년 반 정도의 전체적인 누적 치명률이 함께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부터 시작된 예방접종 확대와 치료제 개발 등으로 코로나19 치명률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1~2주 후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만큼 재유행 정점 이후에도 당분간 중환자 및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손 반장은 "사망자가 아예 없는 것이 가장 최선의 결과이겠지만 의학 특성상 감염병에 걸린 분들이 모두 사망하지 않기는 어렵다"면서 "사망자가 다소 증가하는 것은 총 유행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일정 비율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이며, 그 분율은 계속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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