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제약 없이 활동, 사회적 희생 수준은 낮춰"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의 치명률이 계절 독감(인플루엔자)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백 청장은 4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국내외 유행 상황과 데이터 자료 비교 수치를 공개했다.
백 청장에 따르면 2009년 신종 플루 유행 당시 치명률은 우리나라 0.016%,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0.02%이다. 반면 오미크론 치명률은 OECD 국가 중간값이 0.22%로 약 10배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04%로 나타났다.
백 청장은 "우리나라는 스위스 등과 함께 가장 (치명률이) 낮은 그룹"이라며 "또 인구 5000만명 이상 주요 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인으로 백 청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꼽았다.
백 청장은 "시노백, 시노팜을 맞은 칠레를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제일 높은 부스터(추가접종)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며 "선진국 대비 낮은 치명률, 중증도를 보이는 것은 높은 접종률과 의료 관계자, 방역 관계자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 청장은 "미접종자 대비 3차 접종을 완료했을 때 사망 위험을 89% 4차 접종을 완료하면 96% 낮춘다"며 "2,3차 접종군에 대비해서 4차 접종은 추가적으로 사망률을 4분의1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백 청장은 "백신 접종에 추가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조기 투여하면 60대 이상 연령에서 중증과 사망을 더욱 크게 낮출 수 있다"며 "팍스로비드를 투여한 그룹을 보면 중증화율이 58% 정도 감소한다"고 말했다.
단 백 청장은 "우리나라는 최근에 다른 OECD 국가 대비 환자 발생이 다소 높은 편"이라며 "이는 우리가 비교적 일상에 제약이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오미크론 등장 이후에 백신이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는 유지되는 반면에 감염 예방 효과는 다소 낮아진 것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 정도를 분석해 종합 평가하는 엄격성 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중간값보다 낮고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백 청장은 "우리나라의 인구당 총사망자는 OECD 국가 최저 수준이며,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두 번째로 낮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비교적 제약 없이 활동하는 반면에 사회적인 희생 수준을 낮추고 있음을 말씀드릴 수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청장은 "앞으로 거리두기 방향은 행동 중심의 감염예방과 고위험군 중심의 대응이 될 것"이라며 "지난 2년 반의 유행을 겪으며 경험과 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위험 국민의 건강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지금의 재유행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서 지속 가능한 일상, 그리고 지속 가능한 감염병 관리를 해 갈 수 있도록 방역당국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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