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 진입 신호…'샤넬·루이비통' 경품 등장

기사등록 2022/08/03 10:08:54 최종수정 2022/08/03 11:45:40

미분양 주택 6개월 새 57% 급증…"늦기전에 팔자"

과거 침체기 때 벤츠·골드바·현금 경품 등장하기도

미분양 손실 보다 효율적 판단에 마케팅 비용 지출

"하방압력 커질 수 있어 경품 마케팅 기법 쓰는 것"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최근 전국적으로 청약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건설사들이 값비싼 경품을 걸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청약 수요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첨 경품행사를 내걸었다.

1등과 2등에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3등에는 루이비통 지갑을 준다. 4등과 5등 경품은 삼성 의류 건조기와 무선 청소기다. 이외에 이불세트와 도자기세트, 에어프라이어 등도 경품으로 내걸었다.

앞서 지난달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도 아파트 청약자와 단지 내 상가 계약자를 대상으로 15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냉장고, 드럼 세탁기, 황금열쇠 등을 추첨 경품으로 내걸고 수요자를 모집한 바 있다.

분양시장에서 고가의 경품은 침체 국면이 극심할 때 주로 등장하곤 했다. 분양시장 침체기였던 지난 2016년에는 벤츠C클래스 자동차, 200g짜리 골드바, 명품백, 100만원 등의 경품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최근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에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910가구로 작년 말 1만7710가구에 비해 57.6%(1만200가구) 늘어났다. 칠곡 왜관이 포함된 경북 지역도 미분양 주택이 4823가구로 작년 말 4386가구에 비해 10%(437가구) 증가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수백만원 짜리 경품을 내건 이유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미분양 인한 손실보다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집값이 상승하는 시점에서는 그냥 둬도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분양을 서두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은 반대의 분위기라 가능한 빨리 털어내려는 것"이라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경기침체나 가격 하방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으로 분양을 끝내기 위해 고가의 경품 마케팅 기법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추주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의 파격적인 금융혜택을 조건으로 내건 단지들도 잇따르고 있다.

KCC건설은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일대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을 분양하면서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50%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화성개발은 대구 북구 읍내동 일원에 들어서는 '화성파크드림 구수산공원'을 분양하면서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건설도 대구 남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에 1차 계약금 1000만원, 4~6회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일부 가구) 등의 금융혜택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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