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지하철 잇달아 개통
주민들 "배차간격 단축하거나 지하철 증편해 달라"
지자체 "낮은 이용률과 적지 않은 운영비로 지하철 증편 어렵다"
[하남·남양주=뉴시스]김정은 기자 = 수도권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하철 노선이 잇달아 연장되고 있는 가운데 증편 문제를 놓고 지자체와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민들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차간격을 단축해 주거나 지하철 운행을 증편해 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지자체는 노선 운영 적자를 이유로 배차간격 단축이나 증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3일 하남시와 남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역에서 하남시 검단산까지 운행하는 지하철 5호선 하남선이 개통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서울 노원구 당고개에서 남양주시 진접으로 연결되는 4호선 진접선이 개통됐다.
이들 노선은 수도권 팽창으로 거주지역이 점차 경기권으로 확대되면서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설됐다.
두 노선이 개통되면서 주민들의 교통 편의는 크게 증대됐지만 서울과 달리 긴 배차간격으로 인해 배차시간 조정이나 열차 증편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하남선의 평일 출퇴근 시간대 배차시간은 평균 8~10분, 평상시는 평균 10~15분이다. 또 진접선은 출근시간대에는 10~15분, 평상시는 20분 내외 간격으로 운행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출퇴근 시간대 평균 배차간격이 2분30초인 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긴 배차간격이다.
이 때문에 하남선이나 진접선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열차를 놓치면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승강장에서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특히 하남선은 Y자형 노선으로 강동역을 중심으로 방화행과 마천행, 반대편으로는 하남검단산행과 마천행으로 나눠 운행돼 환승 승객은 대기시간이 더 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지자체는 배차간격에 대한 시민 불만에는 공감하지만, 배차간격 조정이나 열차 증편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오롯이 자체 재원으로 연장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낮은 지하철 이용률과 적지 않은 운영비용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재원 투입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하남선 일일 평균 승하차 인원은 기본계획에서 예상한 인원의 52%의 수준이고, 진접선도 예상인원의 73%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무임승차 대상인 65세 이상 이용객들도 적지 않아 지하철 운영비용에서 수익금을 제외하면 올해도 양 쪽 모두 적자가 예상된다.
하남선의 경우 지난해 16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올해 개통한 진접선은 250억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하남시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객도 예상보다 적고, 코로나19로 이용률이 더 줄어 지하철 수익이 생각보다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계획보다 점차 열차를 증편해서 운행해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8월부터 진접선의 평일 운행시간이 1시간 연장됐다"며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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