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쇼' 노동자 추락사에 "대한민국 현주소" 지적 나와

기사등록 2022/08/01 18:35:51 최종수정 2022/08/01 19:11:29

기획사 "재발 방지에 책임감있는 자세로 임하겠다"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30일 오후 싸이 흠뻑쇼를 보러온 수많은 팬들이 강원 강릉시 강릉종합경기장 주차장에서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입장권 2만5000여장이 매진됐다. 2022.07.31. photo31@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장 무대 철거 작업 중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사한 것과 관련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안전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도 책임자 처벌 등등은 없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출신으로 2001년 한국으로 귀화한 박 교수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제 딸아이만 해도 'K드라마' 광팬이지만, 국내 연예계에서는 배우 상위 1%의 연 평균 수입은 20억만원 이상인가 하면, 하위 90%는 7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배우 10명 중 9명이 주요 (연기) 활동으로 한달 평균 6-70만원을 벌어 살아간다는 거다. 두잡, 스리잡을 뛰면서요. '공정'? 전 '공정'의 '공'자도 도저히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며, 그 격차는 심화만 돼 간다. 다시 한 번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강릉 교동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흠뻑쇼'의 무대 철골 구조물 철거 작업을 하던 몽골 국적의 A(27)씨가 가 16m가량 아래로 추락했다. 사고 직후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지난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흠뻑쇼' 전국 투어가 열렸다.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은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할 따름"이라면서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있는 자세로 임하겠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해당 사고와 관련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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