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덕흠 "자진월북 아니지 않나" 질의
민주당 측, 모든 증거 확보 못한 상황이라며 반박
정봉훈 해경청장, 여야 질의에 답변 갈팡질팡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여야가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서해 피겨 공무원의 '자진 월북' 문제를 놓고 공방을 펼쳤다. 여당은 자진 월북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고 야당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맞섰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향해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던 이대준씨는 자진 월북한 게 아니지 않나, 저번에 말씀하셨지만 이 자리에서 정확하게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정 청장은 "여러 가지 제시했던 근거에 대해서는 수사종결시점에 증거가 입증돼야하기 때문에, 증거입증 차원에서 저희가 판단을 했다"며 "월북을 의도할만한, 그런 고의성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게 사실이다. 법률적 판단으로 이해해주면 (되겠다)"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결국 자진 월북이 아니라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고 정 청장은 이에 "저희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증거가 없으니까 자진월북은 아니라는 게 판명된 거 아닌가. 왜 그렇게 대답을 못 하나"라고 묻자 정 청장은 "그 고의성을 저희가 판단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정 청장은 "당시 목격자라든지, CCTV에 나타난 것이라든지, 북한 수역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여러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정황들에 대해 조사했는데 결국에는 월북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최종적으로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 청장의 답변은 모든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준병 의원은 "답변이 이상하지 않냐"며 "해경도 중간에는 분명 월북이라고 발표했었다. 중간 발표할 때 제한적 내용 가지고 (월북) 의도가 인정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윤 의원은 "형사적 기소를 위해 판단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해경에서 직접 가지고 있는 증거가 없다 보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증거만 가지고는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것 아닌가"라며 "북한 해역에 있는 내용이나 이런 내용을 해경에서 가져올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 청장은 "네"라고 잘라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중간 발표할 때 있었던 의도는 충분히 인정되는데 증거를 뒷받침하기에는 여러 제한 조건이 있어서 증거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왜 갑자기 월북 아니라는 판단이 생기나"라고 정 청장을 다그쳤다.
윤 의원은 또 "이런 내용을 보면 해경에서는 상황이 그대로인데 외부에서 자꾸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 아닌가. 아무 내용 변화가 없는데 갑자기 해경한테 다른 판단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안호영 의원은 정 청장을 향해 "수사를 종결한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고 정 청장은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고 살인죄와 연동돼 있어서 수사 중지 차원에서 종결됐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수사 중지는 기본적으로 관련 증거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다. 나중에 관련 증거가 발견되면 다시 결론이 바뀔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 청장은 "특별한 사안이 나오면 재수사할 수 있다"며 "형사사법상 최종단계에서는 저희가 증거를 확보하는데 현재까지 확보된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안 의원이 "그럼 관련해서 월북이다, 아니다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고 묻자 정 청장은 "현재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청장 답변을 들은 안 의원은 "외부에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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