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체제 인사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데 대해 규탄하며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민주주의 운동가들과 선출직 지도자들을 가혹하게 처형한 데 대해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부가 부당하게 구금된 이들을 석방하고 미얀마 국민들의 희망대로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전세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인권을 고려하지 않고 군부가 사형을 집행했다는 사실에 실망스럽다"며 "이 잔인하고 퇴행적인 조치는 자국민에 대한 군부의 계속되는 탄압의 연장선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얀마에서 수십년 만에 처음인 이런 사형은 생명에 대한 권리, 개인의 자유와 안전, 공정한 재판 보장에 대한 잔인한 침해"라며 "지구촌은 그들의 잔혹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모든 억류자들을 석방하라는 우리의 거듭된 요구와 배치되며 미얀마 국민들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갈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국제 사회로부터 미얀마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의 지역국장인 어윈 반 데어 보흐트는 "이번 사형은 자의적인 인명 박탈이며 미얀마의 잔인한 인권 기록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며 "이와 유사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100명 이상이 사형수로 추정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즉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얀마 정부는 민족민주동맹(NLD) 전 의원과 민주화 운동가, 지난해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한 후 폭력 혐의로 기소된 남성 2명 등 모두 4명을 교수형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미얀마에서 정치적 반체제 인사에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국영 미러 데일리는 유엔 전문가들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순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캄보디아 등 전 세계가 이들 4명의 정치범에 대한 관용을 호소했지만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강행하기로 한 미얀마 군부의 결정을 비난했던 유엔의 독립적인 인권 전문가 토마스 앤드류스는 강력한 국제적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군부가 미얀마 애국자들과 인권과 품위의 옹호자들을 처형했다는 소식에 격분하고 망연자실했다. 이들이 항소권조차 없고 법률 고문도 없이 군사법원 재판에서 유죄 판결과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은 중요한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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