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첫 3나노 반도체 출하…"첨단 IT기기 개발 가속도"(종합)

기사등록 2022/07/26 00:42:00

'파운드리 경쟁사' 대만 TSMC보다 기술 앞서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이 공개되고 있다. 2022.07.25.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식을 갖고 전 세계에 '3나노 시대' 개막을 처음 알렸다.

초미세 공정은 첨단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고효율·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처음 이룩한 신기원으로 고성능 컴퓨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첨단 IT 기기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짧은 파운드리 사업의 역사에도, 업계 1위 대만의 TSMC보다 먼저 '3나노' 고지를 선점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25일 경기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협력사, 팹리스, 삼성전자 DS부문장 경계현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경계현 "무에서 유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포부와 함께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선제적인 파운드리 기술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 정기태 부사장은 기술 개발 경과보고를 통해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등 사업부를 넘어선 협업으로 기술개발 한계를 극복한 점을 강조하는 등 개발에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25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연구원들이 3나노 반도체 양산품을 공개하고 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며, GAA 역시 세밀한 제어로 반도체의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 2022.07.25. jtk@newsis.com
경계현 대표이사는 "올해 3나노 GAA 제품 양산 출하를 이뤄내며 파운드리사업부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했다"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 대표이사는 "반도체 시장은 5G를 기반으로 한 고속, 대용량, 데이터 활용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전기차 증가 등으로 기존 모바일 시장에서 탈피해 HPC, 네트워킹 및 전장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GAA기술은 전력효율과 성능 향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데 기여하는 핵심 기술로써 고성능, 저전력 특성이 뛰어나면서도 높은 설계 자유도를 통해 다양한 운영체에 맞춤이 가능하다"며 "이번에 양산을 개시한 3나노 GAA공정은 미래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응용처들에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편 반도체 산업이 지속 성장하는 기반이 되어주고, 삼성 파운드리가 선단 공정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파운드리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창양 장관은 축사를 통해 "치열한 미세공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업계, 소부장 업계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도 지난주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전폭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을 공개한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파운드리 3나노공정 출하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2.07.25. jtk@newsis.com

◆화성캠퍼스 양산 시작…향후 평택캠퍼스 확대

이날 열린 출하식은 처음으로 생산된 제품이 나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3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 또한 세계 최초로 제공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을 고성능 컴퓨팅(HPC)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주요 고객들과 모바일 SoC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원익IPS 이현덕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와 함께 3나노 GAA 파운드리공정 양산을 준비하며 원익아이피에스 임직원의 역량도 한층 더 강화됐다"며 "앞으로도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팹리스 업체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이사는 "텔레칩스는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을 활용한 미래 제품 설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삼성전자는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을 국내 팹리스에 적극 제공하며 팹리스가 제품 설계 범위를 넓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 GAA 파운드리 공정 제품 양산을 시작했으며, 향후 평택캠퍼스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TSMC 넘었다…안정적 수율 통한 일감 수주 과제

삼성전자는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2000년대 초부터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해 지난달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했다.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관계자들이 웨이퍼를 공개하고 있다. 2022.07.25. jtk@newsis.com

현재 공식적으로 10나노 미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특히 3나노 공정에 이르러 두 회사 모두 물리적으로 부쩍 높아진 초미세 공정 난도에 고전해왔으나, 일단 삼성전자가 먼저 한계 돌파에 성공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양산뿐 아니라 차세대 기술도 경쟁사보다 먼저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바로 GAA(Gate-All-Around) 기술이다. GAA는 초미세 공정의 가장 큰 난관으로 여겨지는 전력 효율 저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신기술이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이를 통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됐고 이어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된다. 반면 TSMC의 경우 3나노 공정까지는 기존 기술을 적용하고 GAA는 2025년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부터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GAA 기반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 개시로 일단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의 우위를 지키려면 안정적인 수율(양산품의 비율)을 확보해 실제로 일감을 수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3나노의 매출이 올해부터 발생해, 2024년에는 5나노 공정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2025년까지 연평균 85% 폭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파운드리 고객은 100곳 이상으로,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분리 당시 30곳 대비 약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300곳 이상 확보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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