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창호형 태양전지 개발 성공…"태양광 빌딩숲 머지않았다"

기사등록 2022/07/24 12:00:00

KIST '무기소재(CIGS) 화합물 박막소재' 이용해 개발

"건물 에너지 자립 및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 기대"

▲'무기소재(CIGS) 화합물 박막소재'를 이용한 투광형 태양전지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오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인구밀집도가 높고 국토면적의 70% 이상이 산인 우리나라는 대규모 태양전지 설치공간의 확보가 어렵다. 이 때문에 기존 도심건물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창호지처럼 붙이거나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투광형 태양전지 기술 개발에 성공해 이목이 쏠린다. 태양광 빌딩숲이 조성될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태양전지연구센터 정증현 센터장·유형근 박사 연구팀은 뉴욕주립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발전성능과 장기안정성이 뛰어난 '무기소재(CIGS) 화합물 박막소재'를 이용한 투광형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CIGS 화합물 태양전지는 널리 쓰이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수준의 고효율(23.4%) 광발전성능과 높은 장기안정성을 갖고 있어 실제 생활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불투명하다.

이에 연구진은 소재 전면의 투광도를 높이기 위해 수 ㎛ 크기까지 에칭이 가능한 레이저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크기로 불투명한 박막소재를 제거하고 광투과가 가능한 미세패턴을 균일하게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에칭된 태양전지는 광발전성능 저하가 없는 투광형 태양전지로, 현재 건물의 창호로 사용 중인 유리를 태양전지로 대체하거나 기존 유리에 태양전지를 추가하는 등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한 투광형 태양전지 모듈은 레이저 에칭 면적비율 조절로 투과도 제어가 자유롭고 광발전출력이 높아서(30% 광투과에서 11% 이상 광발전효율) 건물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투과도 수요를 맞추면서도 더 많은 전기생산이 가능하는 장점도 갖췄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번 기술 개발에 성공한 창호형 태양전지만으로 건물의 에너지 자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건물이 탄소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KIST 정증현 센터장은 "개발된 창호형 태양전지는 가격경쟁력이 우수하고 이미 상용화된 CIGS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술의 실용화가 용이하다"면서 "향후 발전성능과 레이저 에칭 능력을 향상시키면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학술지 '광전 변환 공학의 진보-연구와 적용'(Progress in photovoltaics: Research and Applications)의 올해 7월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