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 아지트' 가보니…"재택보다 출근자들 부러운 이유 알겠네"

기사등록 2022/07/19 16:40:33 최종수정 2022/07/19 17:10:14

[르포]입구부터 반기는 '미디어 파사드'…생목 조경도 눈길

지하1층엔 '휴식 공간' 가득…안마·운동부터 식당·수면실까지

"여기서도 소통, 저기서도 소통"…타운홀·테라스 등 곳곳에

[서울=뉴시스]카카오 판교 아지트 1층에 조성된 아지트 포레스트와 카카오 프렌즈 파사드. (사진=카카오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1층 로비를 들어선 순간 옆 쪽에는 카페가 보이고, 바로 앞에는 윗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회사 출근이 아닌 백화점 등에 쇼핑을 하러 온 것만 같았다. 카카오의 새 둥지인 '카카오 판교 아지트'의 첫 인상이다.

19일 찾아간 카카오 판교 아지트는 마치 실리콘 밸리를 상징하는 자유로운 IT 기업의 모습이 우리나라에도 있다고 자랑하는 듯했다. 인테리어부터 딱딱한 콘크리트가 아니라 목재 느낌이 나는 자재로 이뤄져 있었고, 사내 곳곳에 실제 생목들이 조성돼 있어 더 편안한 느낌을 줬다.

◆1층~3층은 외부인에도 '활짝'…"회사에서 여가·식사·수면 다 한다"

마치 쇼핑몰 같았던 판교 아지트의 첫 인상은 착각이 아니었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는 주차장을 제외하고 지하 2층~지상 15층으로 구성돼있는데, 카카오가 이 가운데 1층~3층을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층에도 섞여있는 업무 공간은 임직원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지하 1층은 '휴식 컨셉' 공간으로 조성됐다. '톡 시리즈'를 비롯해 카카오가 야심 차게 마련한 복지 시설들이 들어서 있었다. ▲안마·지압·수기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톡클리닉' ▲간호사가 상주하며 간단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톡의보감' ▲요가·필라테스 등 운동을 할 수 있고 샤워실까지 구비된 '리커버리 센터' ▲'2층 침대로 구성된 수면실' ▲카카오 임직원들의 숙원 중 하나였던 사내식당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뉴시스]카카오 판교 아지트 지하 1층에 구비된 수면실. (사진=윤현성 기자)

1층에는 로비 역할을 하는 '아지트 포레스트'를 비롯해 카카오프렌즈 스토어와 리테일 스토어, 카페 등 각종 F&B(식음료 업체) 등이 들어서 있다. 특히 1층에는 수목 인터레어와 함께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가 방문객들을 반겨줬다.

2층에는 임직원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집 '아지뜰'이 위치해있다. 분당 사옥에 있던 '오리뜰 어린이집'을 판교 아지트로 이전하고 정원도 어린이집 인가가 가능한 최대 규모인 300여명으로 확장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2층에는 30인 규모의 대회의실인 '어피치 회의실'을 비롯해 미팅·면접 등을 위한 인터뷰룸, 휴게 공간 톡 시리즈의 마지막 장소인 '톡 테라스'가 자리하고 있다.

◆'K-기업' 아닌 '실리콘 밸리'처럼…타운홀·라이브러리 등 이곳저곳 소통 공간

1층이 마치 쇼핑몰 같은 모습이었다면 3층이 실질적인 '회사의 로비'를 담당하고 있었다. 웰컴데스크 및 서비스데스크, A동과 B동 인원 모두가 이용하게 되는 로비도 3층에 위치하고 있어 전 층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임직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 외부인을 접객하기 위한 미팅룸까지 있어 3층부터 본격적으로 회사라는 이미지를 줬다.

4층부터는 업무 공간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났는데, 흔히 생각하는 책상과 파티션이 가득한 'K-기업'의 모습이 아니었다. 직원들이 편하게 앉아 쉬거나 근무할 수 있는 북 아지트(라이브러리), 동아리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소형 타운홀을 비롯해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수백명 규모의 대형 세미나룸 '스위치온'이 들어서 있었다.

특히 4~5층은 이르바 '커넥팅 스텝'이라는 계단으로 연결돼있다. 널찍한 커넥팅 스텝이 계단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직원들이 편하게 모여 대화를 나누는 만남의 공간의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커넥팅 스텝을 거쳐 올라간 5층에는 4층에 있던 것보다 훨씬 넓은 대형 타운홀이 펼쳐져 있었다. 5층의 타운홀은 평상시 직원들의 자유로운 업무·토의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대표·임원 등의 타운홀 미팅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또 5층에는 판교 아지트의 자랑 중 하나인 넓은 옥외 테라스가 마련돼있다. 직원들을 위한 작은 정원이 조성돼 판교의 경관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고, A동과 B동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 이동과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서울=뉴시스]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조성된 소통 공간들. 4층의 북 아지트(라이브러리), 4~5층을 연결하는 커넥팅 스텝, 5층의 옥외 테라스, 2층의 톡 테라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윤현성 기자·카카오)

5층부터는 임직원들만 출입이 가능한 업무공간(오피스)가 본격적으로 구비되어 있다. 카카오가 원격근무를 상시화하고 자율적인 출근을 보장하고 있는 만큼 정해진 자리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근무할 수도 있고, 잦은 출근을 하게 될 경우 별도 신청을 통해 자리를 배정받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판교 오피스에는 집중 업무를 위한 1인용 근무 공간인 '포커스룸'도 마련돼 필요 시 예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판교 아지트 컨셉은 친환경+커넥팅…"복지시설 가득, 회사에서 살 수도 있을 듯"

이번 판교 아지트의 전반적인 컨셉은 '친환경'과 '커넥팅'이다. 이에 따라 모든 인테리어 자재에 친환경 제품이 사용됐고, 공용 라운지마다 생목, 조경 등으로 구성된 '그린 스페이스'가 마련돼있다.

'연결'을 의미하는 커넥팅 컨셉에 맞춰 모든 업무층(5~15층)이 수직 계단으로 연결돼 직원들이 오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고, 타운홀·북아지트·테라스 등 다양한 소통 공간도 이러한 차원에서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아지트를 실제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 임직원들도 만족을 표했다. 카카오에 근무 중인 A씨는 "많은 이들이 염원해왔던 사내식당이 드디어 생겼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식당 뿐만 아니라 수면실, 운동시설, 샤워장 등 복지시설들이 충분히 마련됐다. 혼자 사는 젊은 직원들의 경우 진짜 회사에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함께 판교 아지트를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B씨는 "예약만 하면 업무시간에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톡클리닉에 대한 만족도가 대체적으로 높은 거로 알고 있다"며 "다양한 복지시설들이 많지만 특히 어린이집 규모가 커진 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 카카오도 IT업계 특성상 직원 연령층이 젊은 편인데, 어린이집이 잘 운영되면 젊고 유능한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 판교 아지트는 16만2731.13㎡(약 4만9000평) 규모로 조성돼 카카오와 계열사 임직원 6000여명이 상주하게 된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등이 입주를 마쳤으며, 향후 카카오벤처스·카카오임팩트·카카오헬스케어 등의 계열사들이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카카오 판교 아지트 전경. (사진=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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