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많은 강북권 40% 올라…3.8억→5.4억
김현미 전 장관 "몇 개월 후 안정될 것"이라더니
전셋값 급등 감당 못한 세입자들 월세로 밀려
월세 수요 늘자 가격도 껑충…올해 매달 상승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315만원을 기록했다.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2020년 6월 4억6224만원 대비 1억7091만원(37.0%) 오른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 중저가 주택이 많이 몰려있는 강북권 평균 전셋값은 같은 기간 3억8650만원에서 5억4169만원으로 1억5519만원(4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3법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지난 2020년 7월31일부터, 임대차신고제는 작년 6월부터 시행됐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1회 보장하고 재계약 때는 인상률 5%를 상한으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세입자들에게 추가 2년의 주거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해 안정적으로 4년을 살 수 있게 하자는 게 법의 취지였다.
하지만 임대차3법이 세입자 보호라는 좋은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으로 오히려 세입자 시름을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임대차3법을 주도한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법 시행 당시 "전세시장이 몇 개월 후에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임대차법으로 시장이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특히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두고 대출 금리마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오른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월세로 내몰리거나 오피스텔·다세대 주택으로 밀려나고 있는 처지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월세 거래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계약된 아파트 임대차거래(10만5421건) 중 월세 낀 계약(4만2087건)의 비중이 39.9%로 지난해 같은 기간(35.8%)보다 4.1%포인트 늘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세 가격은 1월 124만9000원, 2월 125만2000원, 3월 125만3000원, 4월 125만4000원, 5월 125만6000원, 6월 125만8000원 등으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임대차법 도입 이후 집주인(임대인)과 세입자(임차인) 간 분쟁도 크게 늘었다. 계약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세입자와 예외 사례를 통해 이를 거부하려는 세입자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실거주를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당한 세입자가 나중에 실제로 실거주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분쟁이 잦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전셋값이 조금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그동안 전셋값이 급등한 데 따른 조정 성격이 강하다"며 "전셋값이 안정되려면 입주 물량이 늘어나야 하는데 서울은 여전히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시장 불안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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