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추모공간 18일 오후 6시까지 운영…'2차 피해 우려'
기존 성폭력 예방교육 확대…연 2회 이상 정기교육 검토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전체건물 출입통제’ 논의
교내 비상벨 확대 설치 등 캠퍼스 안전 강화 계획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하대학교 성폭행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회의를 열고 피해 학생에 대한 애도와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한 기본 대책을 논의했다.
인하대는 이날 피해 학생의 명복을 기원하며 2차 피해 방지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가해자에 대해선 학칙에 근거해 가장 높은 처벌 수위인 ‘퇴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발방지를 위한 기본 대책으로는 기존 성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해 연 2회 이상의 교육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 극복 차원에서 학생들의 심리상담 및 치료도 예정하고 있다.
더불어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전체 건물 출입 통제’를 검토하고 교내 비상벨을 확대 설치하는 등 캠퍼스 안전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인하대 캠퍼스에는 현재 765대의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고 475개의 비상벨과 5개소의 외곽 EM콜(Emergency Call)을 운영하고 있다.
교내 건물은 학생증을 이용하면 24시간 상시 출입이 가능하며, 인하대에는 모두 13명의 보안·순찰인력이 배치돼 있다. 이들은 4인 1조 3교대 체제로 근무를 하고, 캠퍼스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중앙통제실에서 관제를 하고 있다.
인하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관련 강력한 법적 대응 강구 ▲학생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성평등과 성교육 강화 ▲학생심리 상담소 활성화 ▲성평등 교양교육 확대 ▲성폭력 방지교육 프로그램 개발 ▲정기적인 순찰 확대 등의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특히 가해자에 대해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징계절차를 밟을 것과 향후 법적 처벌에 따라 학교도 원칙적인 처벌도 약속했다.
인하대는 또 사건이 일어난 단과대학 건물 앞 마련된 추모공간을 이날 오후 6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처는 유가족들의 요청을 비롯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추모공간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16일 오후에 마련됐으며, 인하대생들은 추모공간을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며 헌화를 했다. 이날 오전에는 수많은 근조화환이 추모공간에 줄지어 늘어서기도 했다.
추모공간을 찾은 인하대생들은 “더이상의 피해자가 없는 올바른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속상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아름다운 나이, 아름다운 생명, 후배를 이렇게 보내야하는 현실이 정말 마음 아파요”, “같은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같은 남자로서 창피하고 미안합니다. 20대 꽃다운 나이에 이렇게 떠나게 돼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종이를 붙여 고인을 위로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다시는 이런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 오랫동안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길임을 잘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준강간치사)를 받아 인하대 1학년생 A(20대)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 캠퍼스에서 B(20대·여)씨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뒤 건물 3층 아래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날 오전 3시49분께 인하대 캠퍼스 단과대학 건물 1층 앞에서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린 채 지나가는 행인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캠퍼스 내 폐쇄회로(CC) TV 영상 등을 토대로 피해자 B씨의 동선을 파악한 뒤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B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술을 함께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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