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동 학부모들, 18일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효자초 전면 배제 요구
효자동 학부모, 19일 집회 갖고 포철중 진학 관련 대안 마련 촉구 예정
아이들 사이에서도 갈등 조짐…"양보·배려보다 반목·비난 배울까 걱정"
온·오프라인으로 연일 서로를 비판하는 부모들의 싸움을 바라보는 초·중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출신 논쟁'이 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의 학습권과 교육권 보장이라는 근본적인 목적보다는 맹모들의 감정싸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윤수원)'는 18일 오전 10시 경북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포항효자초등학교의 제철중 배정 전면 배제 요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포항시 남구 지곡동 승리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 지곡단지에 소재한 몇몇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 구성된 지곡단지 비대위는 사실상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와 포항제철초등학교 등에 자녀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포화 상태에 다다른 포철중 학급 과밀화 해소를 위해 포항효자초 학생들의 포철중 배정을 전면 배제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포항효자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효자초중학교배정대책위원회(위원장 송재만)'는 지난 달 23일 포항교육지원청에서 집회를 갖고 현행대로 효자초 학생 전원을 포철중에서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더욱이 중학교 배정이 반 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진학 학교 변경은 '백년지대계'로 일컬어지는 교육의 상징적인 의미를 생각했을 때 비연속적이고 폭력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효자초배정대책위는 포철중의 학급 과밀화는 전국적인 사회 문제를 등한시한 채 수요 예측에 실패한 교육당국의 안일함에 비롯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9일 2차 집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교육당국 등에 포철중 진학과 관련한 대안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효자초배정대책위 관계자는 "등·하교시간 교통체증부터 포철중 여자화장실 포화 문제, 학교 급식실 곰팡이 등과 관련해 근거없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모두 효자초에서 진학한 학생들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무논리가 판치고 있다"며 "효자초 학부모들이 왜 위장전입이나 학구위반처럼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보다 더 못한 사람들이 됐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진학을 놓고 '효곡동(효자+지곡)'이라는 하나의 행정동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부모들의 갈등과 반목은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철중 학생들 사이에서도 출신 지역과 관련해 갈등 조짐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정작 이 같은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교육당국과 지자체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중재하고 해결해야 할 행정기관들이 개입을 회피하면서 '9월 안'이라는 조건 아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싸움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포철중 학부모는 "포항교육지원청과 포스코교육재단, 포항시는 모두 무책임하게 빠지고 결국 엄마들 싸움이 됐다"며 "좋은 것만 보고 커가야 할 아이들이 이번 학부모들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양보와 배려보다 반목과 비난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배우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포철중은 지난 5월 10일 포항교육지원청에 학급 과밀화에 대한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포철중 학급 수는 62학급(일반 60, 특수2)으로, 오는 2025년에는 72학급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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